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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롯데, 악화된 중국 여론 '속앓이'

"국가안보 사업…어쩔 수 없어"

2017-02-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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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중국 관영 언론의 '협박성' 보도가 나오며 롯데를 향한 중국의 압박 수위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롯데는 "기존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롯데 관계자는 "성주 골프장을 사드부지로 국방부에 제공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국가 안보사업인만큼 우리가 사드 부지 제공과 관련해 입장을 번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르면 이달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 안팎에선 이번주 롯데 그룹의 대규모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이 예정된 만큼 이달 말께 사드 부지 제공 협상 마무리를 위한 이사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롯데상사는 이사회를 열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는 유보됐다.
 
롯데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사안인 데다 부지의 가치나 사업성 등을 검토하는데 많은 검토가 필요해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중국 여론을 살피며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 내부에서는 여전히 사드 부지 제공 결정 후 닥칠 중국의 보복과 '후폭풍'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실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한반도 사드 배치는 지역 안보와 안정에 위협이 되며 롯데그룹 경영진은 사드 부지로 골프장을 제공할지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으나 지역 관계를 격화시킬 수 있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며 '협박성'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같은 날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를 제공할 경우 중국 사업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0% 정도에 달한다. 최근에는 롯데가 중국 선양에 짓는 '롯데월드' 공사가 중단된 것을 두고 "사드 대한 중국의 보복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시민단체 등 롯데의 부지 제공을 규탄하는 여론도 부담거리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라기보다 현지 언론의 논평과 코멘트인만큼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는 없다"며 "우려스러운 부분은 있지만 기존 방침 안에서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롯데의 사드부지 교환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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