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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메리츠화재, 법인대리점 외면 못하는 이유는 '실적'

지난해 7월~10월 수수료 분쟁 중 실적 대폭하락…영향력 점점 커질 듯

2017-0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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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전속 설계사 조직 강화, 지점축소, 사업가형 지점장 도입 등 조직 효율화를 추구하면서 보험업계 개혁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메리츠화재(000060)가 법인대리점(GA)에는 맥을 못췄던 이유가 실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결과가 GA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GA와 수수료 갈등이 있었던 7월부터 10월까지 GA 채널 실적이 전년보다 대폭 감소했다.
 
2015년 7월 메리츠화재의 GA 채널 초회보험료는 339억원으로 갈등이 시작된 2016년 7월에는 46억원 감소한 293억원을 기록했다. 다음 달인 8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31억원 감소한 275억원을 기록했으며 9월에는 34억원 감소한 259억원 10월에는 50억원 감소한 272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7월 전속설계사 조직개편을 통해 전속 설계사에게 판매수수료를 최고 1100% 지급하고 있다. 기본 수수료율이 1000%이며 보너스 개념의 시책 수수료가 100%다. 특히 판매수수료 중 600%를 선지급금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속 설계사 채널에서는 파격적인 일로 메리츠화재는 상대적으로 수수료를 많이 받는 GA 수준으로 전속 채널을 지원하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GA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GA들이 전속 채널보다 판매량이 월등히 많은데 똑같은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고 버틴 것이다. 이 기간에 메리츠화재의 GA 실적은 전년보다 대폭 감소한 것이다.
 
결국, 김용범 대표가 직접 진화에 나섰고 메리츠화재는 GA에 성과급이라는 추가 인센티브 항목을 만들어 월 보험료 5000만원, 7000만원, 1억원에 대해 각각 40~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상황은 마무리 됐다.
 
이후 초회보험료 실적은 11월 298억원으로 2015년 294억원보다 4억원 늘었으며 12월에도 343억원으로 1억원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든 보험상품을 팔 수 있는 GA의 특성상 보험사와 줄다리기에서 보험사가 이기기는 쉽지 않다"며 "메리츠뿐 아니라 모든 보험사들이 GA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가 GA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앞으로 GA의 영향력은 더 커져 점점 더 보험사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보험사들은 GA 소속 설계사를 위촉할 때 불완전판매 일정 요건을 살펴보고 있다.
 
금융당국도 나섰다.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 질서 교란행위 등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주요 점검 대상으로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행위, 보험대리점의 불완전판매 등 모집질서 문란행위 등이 포함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는 재판분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 비중이 큰 방카슈랑스와 GA 채널에 보험사가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판매자 책임을 강조하는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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