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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특검, 최순실·김종중·김신 소환…이재용 재청구 보강 수사

2017-01-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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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5일 최순실씨를 강제 소환한 동시에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과 김신 삼성물산(000830) 사장을 소환하며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를 위한 보강 수사에 힘을 쏟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김종중 사장과 김신 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김종중 사장은 최씨 지원을 주도한 미래전략실에 속해 있고 김신 사장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을 이끈 인물이다. 모두 삼성 측근 인사로 이들의 소환은 이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를 위한 보강 수사 성격이 짙다. 앞서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보강 수사를 위해 삼성 측 인사들을 소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특검팀은 김종중 사장을 상대로 최씨를 위한 조직적인 지원이 있었는지, 김신 시장에게는 국민연금에 합병 부탁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25분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최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연행된 최씨는 이후 오전 11시15분 특검 사무실로 강제 소환됐다. 이전까지 특검과 헌법재판소 등에 출석할 때마다 취재진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마스크를 썼던 최씨는 이날만큼은 마스크 쓰지 않은 채 얼굴을 들고 약 44초간 "여기는 더는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어린애와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한다. 이 땅에서 죄를 짓고 살게 하겠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경제공동체'임을 밝히라며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라고 고함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에 대해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전혀 사실무근인 점 강조한다"며 "특검은 이러한 최씨의 근거 없는 주장에 개의치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특검팀은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자기 뜻을 표현한 최씨의 이러한 행동 변화 배경에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특검보는 "여러 면에서 비춰보면 트집을 잡아서 특검 수사를 흠내려는 것이다. '경제공동체'라고 말한 것을 볼 때 미리 준비해서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날 최씨는 서울구치소 체포 당시와 특검 사무실 안에 들어와서는 특검 출석 때와 달리 특별한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씨는 특검팀의 일곱 차례 소환 통보 중 지난해 12월24일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응하지 않았다. 수사를 위해 최씨 소환이 꼭 필요했던 특검은 결국 지난 22일 최씨에 대해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비리에 개입한 혐의(업무방해)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으로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날 집행 시간부터 최대 48시간 동안 최씨를 조사할 수 있게 된 특검팀은 앞서 묵비권 행사를 언급한 최씨 의지와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조서를 작성할 방침이다. 다만 원칙적으로 영장에 적시된 혐의만 조사할 수 있어 이번 수사 범위는 업무방해 혐의로 한정될 예정이다.
 
한편, 특검팀은 여전히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은 다음 달 초까지 마무리돼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면조사와 압수수색 전까지 면밀한 검토 작업을 마쳐 효과적인 대면조사와 압수수색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특검의 복안이다. 또 청와대 내에서 벌써 증거 인멸 정황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시 증거 인멸 확인이 가능하고 그에 따른 처벌도 할 수 있는 만큼 크게 문제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씨의 이대 입학과 학사 비리 수사를 정점까지 올린 특검팀은 정씨의 이대 입학 특혜를 설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대학장의 남편인 김천제 건국대 교수도 이날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애초 최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교수는 아내인 김 전 학장이 정씨의 이대 입학 및 학사 특혜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한 대가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최경희 전 이대 총장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 후 최종적으로 재청구 여부를 가린 뒤 정씨 이대 특혜 관련자들을 일괄 기소할 방침이다. 
 
최순실씨가 25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특검이 진술을 강요하고 있다고 소리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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