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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새 얼굴 없는 클린스만호

2023-10-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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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달 1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새 얼굴이 안 보입니다. 매번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이 바뀔 때마다 친선경기에 기용하던 그 새 얼굴 말입니다. 지난 2월 닻을 올린 클린스만호를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축구 국가 대표팀은 13일 튀니지(서울월드컵경기장), 17일 베트남(수원월드컵경기장)과 평가전을 갖는데요.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6위, 튀니지는 29위, 베트남은 95위입니다.
 
관심을 끌었던 이번 명단에 주장 손흥민(토트넘)를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리치 시티) 등이 모두 포함됐는데요. 기존에 대표팀에 뽑혀왔던 멤버들이라는 점에서 특이점은 없었습니다.
 
문제는 매번 명단을 발표할 때마다 있었던 깜짝 발탁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골키퍼 김준홍(김천)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처음 명단에 뽑힌 건 아니었기에 이번 명단에서 새로 뽑힌 이는 전무했습니다.
 
과거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은 국가 대표팀에 자리잡지 못하던 송종국 등을 깜짝 기용해 대표팀 전력으로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히딩크가 대표팀에 물러난 뒤에도 계속 이어졌는데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이정협(강원)을 깜짝 발탁해 2015 아시안컵에서 주전으로 기용했습니다.
 
파울로 벤투 전 감독 역시 황인범의 능력을 알아보고 기용했습니다. 이후 꾸준히 명단을 발표할 때마다 대표팀 경험이 일천한 이들을 기용하면서 경쟁을 유도했습니다. 새 얼굴이 대표팀에 합류해 기존 멤버와 겨루면서 건강한 긴장 상태가 유지됐는데요. 대표팀 선수층까지 두터워지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쓰는 선수만 쓴다'는 논리 속에서 취임 초반부터 새 얼굴 발탁에 인색하다는 오명을 스스로 뒤집어썼습니다. 가뜩이나 K리그는 등한시한 채 유럽파 경기만 보러 다닌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경쟁 없는 대표팀에 대한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월드컵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선수층이 두꺼워야 합니다. 주전 선수가 다치면 벤치에 있는 후보 선수가 비슷한 능력을 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대표팀 체제로는 주전이 다칠 경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감독 하나 바뀌었는데 대표팀 체제 전반이 바뀌었다는 자조 섞인 누리꾼 반응들이 나오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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