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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법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영장 청구 '기각'

"범죄소명 정도 부족"…특검, 수사 차질 불가피

2017-01-19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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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법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430억원대 뇌물을 건네고 경영권 승계를 보장받은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4시50분쯤 "이 부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 신문결과 범죄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전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심사를 시작한 지 약 19시간만이다.
 
조 부장판사는 "뇌물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루어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검팀 조사에 따르면이 부회장은 뇌물공여죄 및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혐의를 받고 있다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특검과 이 부회장 변호인 간에는 뇌물공여죄와 관련대가성을 인정할 수 있는 수 있는지에 대한 불꽃 공방이 오갔다.
 
특검은 공개오찬과 독대를 거쳐 박 대통령의 자금 지원 지시에 따라 이 부회장이 총 430억원대의 자금을 지원했고, 그 대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얻어내면서 이 부회장의 개인적 이익에 해당하는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이룬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에 앞서 국가 경제적 상황 등에 대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으며, 애초 지난 14일쯤 결정하려던 영장청구 여부를 이틀 뒤인 지난 16일 결정해 발표했다이규철 특별검사보(대변인)는 이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밝히면서 "국가 경제 등에 미치는 상황도 중요하지만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이 좌절되면서면서 특검팀의 재벌기업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삼성은 물론, 롯데, SK, CJ, 한화포스코현대차 등 53개 기업에 대한 뇌물죄 조사와 법리적용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수사의 최정점인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물론이다. 
 
430억원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차량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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