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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특검, '정유라 학사농단' 조력 류철균 교수 영장 청구방침

성적 조작 등으로 정씨에게 특혜 줘…증거인멸 우려 긴급체포

2016-12-3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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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병신년 마지막 날까지 수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검은 31일 새벽 최순실(60·구속기소)씨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재학 중 성적조작 등 학사농단 혐의(업무방해)를 받고 있는 류철균 이대 교수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류 교수의 혐의는 정씨의 성적 관련 비리로, 어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 중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어 “류 교수가 조사 중 최씨와 서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말을 했고, 조사받는 태도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 우려가 상당했다”며 “다만, 류 교수가 정씨의 시험을 대신 봐줬다는 의혹은 현재 조사된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류 교수에 대한 보강 조사 후 혐의점을 구체적으로 특정한 뒤 이르면 1일 오후 늦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류 교수 외에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 정씨의 학사농단 조력자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박 대통령과 최씨, 삼성그룹으로 연결되는 뇌물수수 혐의 확인에도 수사력을 집중했다. 우선 재임시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시 국민연금공단이 막대한 손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찬성표를 내도록 하는데 개입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이날 오후 소환 조사했다. 문 전 장관은 이날 새벽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됐다.
 
특검은 이와 함께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 최씨 조카 장시호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삼성 특혜의혹 관련자들을 모두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은 당초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선에서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 특혜’ 의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연결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해 설립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줄연 기금을 기부 요구를 받은 대기업들 가운데 가장 많이 지원했다. 또 최씨 모녀가 독일에서 운영하고 있는 회사 비덱스포츠 등에 정기적으로 지원금을 보내고, 정씨의 승마훈련에 필요한 자금 일체를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삼성이 이 대가로, 정부에서 비관적으로 봤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할 수 있도록 문 전 장관 등을 통해 지원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또 김희범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도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차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로 만든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따라 문체부가 대상 문화예술인들을 관리하는데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작성에 직접 관여했는지 그 배후에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특검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이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지만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유라 이화여대 재학 당시 정 씨의 대리 시험 등 학사 특혜를 준 의혹으로 긴급체포된 류철균 교수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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