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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포스트 탄핵' 수습, 여야정 협의체 구성 '급물살'

야당, 경제·안보 등 민생현안 협치 강조…새누리 지도부도 긍정적

2016-12-1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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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선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여야정 협의체' 구성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정운영의 무게중심이 국회로 기울어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권한정지된 이상 집권당이 존재할 수 없고, 따라서 여당과의 당정협의가 불가능하다. 이미 제안한 국회·정부 정책협의체를 통해 국정공백을 막아야 하고 상시 국정보고체계를 만들어 경제와 민생, 안보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당일인 지난 9일에도 언급한 것으로 지난 총선에서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로 재편된 이후 확대되어온, 국정운영에 있어서의 야당의 역할을 한층 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한 달 반 동안 공백상태에 놓여있던 국정을 다시 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탄핵안 가결 직후 '경제, 외교, 안보문제를 논의하자'며 자신이 제안했던 '여야정 비상협의체' 구성을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일단 긍정적인 입장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안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해 "바람직한 구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 당적을 정리하면서 고건 전 국무총리와 원내4당 정책위의장 중심으로 구성된 '4당 정책협의회' 모델 등이 여야정 협의체 구성 논의에 참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대통령과 국회라는 두 기관 중 한 기관이 그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국민의 의사를 수렴해 국정이 제대로 운영되게 하려면 결국 국회와의 협력이 우선 아닌가 하는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협의체의 논의 가능 범위에 대해 "당장 이번주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데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점검해야 한다. 좀 더 나가면 국정교과서 같이 박근혜 정부에서 잘못 시행한 정책들에 대해 시급히 결론을 내려 국민들이 느끼고 있는 혼란을 더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과거 4당 정책협의회에 참여했던 한 정치권 인사는 "당시에는 대통령이 (헌재 판결로) 탄핵에서 벗어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탄핵 가능성이 높고, 대선이 임박해있어 더 예민하고 어려운 여건이라 협의체가 더 의미를 갖는다"며 "협치로 국정 불안을 해소하는 한편 황 총리나 내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선거를 포함해 무리한 정책 집행을 견제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야3당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1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과 함께 여야정 협의체 구성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도 들린다. 정국 수습이 우선인 상황에서 자칫 주도권 싸움으로 흐를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제 문제가 중요하다고 하면 협의체를 상시적으로 열고 이슈별로 의논할 수는 있겠지만 무작위로 국정 전반에 걸쳐하기는 쉽지 않다. (야당은 앞서) 거국내각도 안 받지 않았느냐"며 '정부와 국회의 협치 강화'라는 원론적인 해석에 무게를 뒀다.
 
그는 야권에서 '집권여당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대해서도 "일시적인 대통령 직무정지이지 아직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박 대통령의 직무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그렇기 때문에 (협의체 논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해야 하느냐는 상당히 예민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당적을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권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의 위치가 여전히 유효하며,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이 운영해오던 '당정협의'의 틀도 계속된다는 입장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군의 안보태세 점검을 위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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