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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주류업계, '고급술' 거품 빼기

증류식소주·위스키·와인 등 가격 낮추고 채널 늘리고

2016-11-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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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주류업계가 불황 탈출을 위해 '고급술'로 통하는 프리미엄 주종에 대한 대중화에 본격 나서고 있다. 가정용 시장 공략을 위해 가격을 낮추고 유통채널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전개 중이다.
 
2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열풍을 몰고 왔던 '과일 저도소주' 인기가 급격히 사그러들며 이를 위한 공백을 프리미엄 주종에 대한 대중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최근 증류식 소주 대중화를 위해 지난 5월 알코올도수 25도로 출시한 '대장부'를 4개월만에 21도로 낮춘 '대장부 21'로 새롭게 선보였다. 도수를 내리고, 360ml 용량 녹색공용소주병에 담아 출고가도 대폭 낮췄다. 롯데주류는 부산지역에서만 선보이던 '대장부21'를 지난 21일부터 서울수도권까지 판매 지역을 확대했다.  
 
국순당(043650)은 이달 중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려'에 대한 신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국순당은 지난 8월, 지역 농업회사법인 '국순당 여주명주'와 손잡고 '증류소주 려' 선물세트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주류의 이미지를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신제품은 가정용 증류식 소주시장을 겨냥해 기존대비 가격을 낮추고 단품 형태로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자사 대표 증류식 소주 '일품진로'에 이어 대중화에 포커스를 맞춘 새로운 브랜드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제품은 '참나무통 맑은이슬'로 지난 1월,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신청하고 8월에 등록을 마친 상태며, 디자인 및 알코올 도수 등 세부사항 조율을 거쳐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고급술의 대명사인 '위스키' 업계도 대중화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8000원대 소용량 조니워커 제품을 선보였다.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족이 늘고 있는 것을 착안해 소용량 제품으로 새로운 수요층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조니워커 레드 레이블 소용량 패키지는 최근 캠핑과 피크닉 등의 야외활동 인구 증가와 더불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1~2인 가구의 혼술, 홈술 트렌드를 직접 겨냥했다. 이 제품은 8000원대 가격과 200mL 소용량으로 편의점과 인근 마트에서도 손쉽게 구매가 가능해 위스키 대중화에 역할을 할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 된다. 
 
디아지오 코리아 관계자는 "소용량 조니워커 레드의 출시가 기존의 위스키가 지닌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이미지를 털어내고 위스키 대중화를 위한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롯데주류는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정통 스카치 위스키 '스카치블루 킹'을 선보였다.
 
스카치블루 킹은 그간 접대문화의 상징이자 고급술, 비싼술로 대변돼 다소 부담스러웠던 위스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보다 친숙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술이다. 불필요한 포장재를 최소화해 출고가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알코올 도수는 40도이며 출고가는 1만6005원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홈술족, 혼술족 등 술 자체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위스키 음용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며 "위스키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으로,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고급술로 분류되는 와인 시장은 유통 채널 확대를 통한 대중화에 노력 중이다. 
 
편의점 GS25가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와인 '바이올린 소나타 넘버9 크로이쳐'는 와인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와인은 출시 후 20일 만에 1만병, 41일 만에 2만병이 넘게 팔렸다. 
 
현재 GS25의 히트상품 매출 기준은 연 매출 25억원이며, 이 와인은 현재 월 매출이 3억원 가량으로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 매출 3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밖에 명품 와인으로 알려진 보르도는 최근 홈플러스를 통해 1만원 후반대에 판매되며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창고형 와인도매점인 데일리와인은 30여 종류의 와인을 병당 4900원에 판매하며 '와인은 비싸다'란 인식을 깨뜨리며 와인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직면한 주류시장이 '고급술'의 수요가 위축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대중화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며 "거품을 뺀 프리미엄 주종의 성적표에 따라 업체들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최근 선보인 8000원대 소용량 조니워커 제품. (사진제공=디아지오 코리아)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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