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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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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정국, 은행장 연임 호재될까

청와대·당국발 낙하산 인사 검증 중단…"윗선 눈치보기 여전할 것" 지적도

2016-11-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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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정농단의 의혹을 받고 있는 이른바 '최순실 사태'에 따라 임기 만료가 임박한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에 대한 내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 정권이 임기 말로 접어들면서 금융권에 막판 보은성 인사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조짐이 있었으나 정부 인사 검증이 사실상 정지되면서 낙하산 인사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관련기사:☞금융권에 '임기말 낙하산' 주의보)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에 걸쳐 다수 은행권 CEO의 교체를 앞두고 있다. 기업은행(024110)우리은행(000030)이 올해 말, 수출입은행이 내년 3월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들 은행은 모두 정부와 접점을 갖고 있는 기관들이라 낙하산 인사 이슈가 끊이지 않은 곳이다.
 
왼쪽부터 권선주 기업은행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올해 말,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사진/각 은행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다음달에 끝나지만 후임 인선은 안갯속에 빠졌다. 차기 행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던 정치권 인사가 사실상 배제됐고, 권 행장의 연임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내부 출신 행장이 재차 선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직 가운데에선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박춘홍 전무나 이상진·김도진 부행장 등이 꼽힌다.
 
우리은행의 경우 금융위원회 산하의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은행장 인선에 정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왔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취임 당시 '윗선 개입'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 행장의 임기는 내달 말에 끝나지만 민영화 작업이 진행중이라 내년 3월이나 그 이상의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직 금융기관장 인사가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온다는 설이 흘러 나오면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경제팀이 전격 교체되면서 관료 출신 낙하산설은 묻힌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초에 CEO 임기가 끝나는 국책은행 역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수출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야 하지만 사실상 청와대가 후보자를 결정해 내려보내는 형태였다.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여유는 있지만 정권이 임기 말로 치닫으면서 기존과는 다른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간 은행권에서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내년 3월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내년 11월에 임기가 끝난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내년 4월 말에 임기가 종료된다.
 
KB금융(105560)지주는 내년이 윤종규 회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만큼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겸임 체제를 유지하기를 바라는 분위기도 강하다. 최근에 청와대 출신이 은행 감사직에 내려온다는 논란에 휩싸였지만 최순실 사태 이후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지주(055550)는 재일교포가 설립한 금융지주사로 순혈주의가 강한 성격이라 외부인사가 들어오기는 힘들 전망이며 하나금융지주(086790) 역시 외부 입김의 영향이 적은 금융사이기 때문에 변수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지주는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인사 재편 속에서 회장 인선이 이뤄지겠으며, 김용환 회장이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및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직으로의 복귀도 예상된다.
 
다만 전면적인 경제팀 교체에 권력 지도가 한꺼번에 바뀌면서 금융권 인사의 셈법이 복잡해졌고, 최순실 사태의 불똥이 어느 금융기관으로 튈지 알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금융기관장과 정부 지분이 있는 금융사 CEO 인사는 청와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현직 행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것은 아직까지 윗선에서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고 지적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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