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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브렉시트는 없다…글로벌 자금 '리스크-온'

힘 얻는 '브리메인'…"안심하긴 일러" 신중론도

2016-06-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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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금융시장에 몰아치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공포가 잠잠해졌다.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했던 조 콕스 노동당 의원이 브렉시트 지지자에게 총격을 받아 피살된 후 브렉시트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중론자들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금융시장 안도 랠리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습. 사진/뉴시스
 
20일(현지시간) 영국의 BBC방송은 영국의 EU 잔류, ‘브리메인(Bremain)’의 여론이 더 높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ORB가 함께 전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53%로 찬성 여론인 46%보다 7%포인트 높게 나왔다. 영국 최대 베팅업체인 베트페어 역시 영국의 EU 잔류 가능성을 60%에서 78%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도 랠리를 나타냈다. 특히 영국증시는 3% 넘는 급등세를 보였는데 그중에서도 금융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바클레이즈의 주가는 6% 넘게 급등했으며 로이즈뱅킹 그룹의 주가도 7% 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파운드화는 달러에 대해 2% 이상 급등하며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파운드당 1.47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이와 같은 상승 폭은 8년 만에 최대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와 프랑스 파리 증시 역시 모두 3% 넘게 급등했다.
 
이와 같은 훈풍은 미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모두 상승했으며 국제유가 역시 3% 가까운 급등세를 나타냈다.
 
그동안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감으로 급등세를 나타냈던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5.36% 하락한 18.37을 기록했다. 앞서 VIX 지수는 불안감에 20 이상으로 치솟았었다.
 
그동안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몰렸던 안전자산의 경우 매도세가 짙어졌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하락했다. 브렉시트 가능성이 작아지며 금융 시장에는 다시 리스크 온 장세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김 포레스트 포트핏캐피탈 선임 전략가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는 우려하던 글로벌 증시에는 엄청난 안도감이다”라고 전했다.
 
"안심하긴 일러" 신중론 부각
 
그러나 여전히 안도하고 증시에 투자하기엔 이르다는 주장들도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 변동성이 매우 큰 상태라고 지적했다. 판세가 브렉시트로 기운다면 언제든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크 루치니 재니몽고메리스캇 수석 전략가는 “브렉시트 결정이 확정되기 전에 글로벌 증시는 인질로 잡혀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고 JJ키나한 TD아메리트레이드 수석 전략가 역시 “시장에 긴장감이 계속해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콕스 의원 피살 이후 여론이 영국의 EU 잔류 쪽으로 기울고 있긴 하나 여전히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FT)가 지난 15~18일 발표된 최신 여론조사 7건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EU 잔류와 탈퇴 지지율이 각각 44%로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모하마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현재 증권 시장에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현금 비중을 높일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에리언 고문은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제어하는데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브렉시트와 같은 이벤트들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CNBC의 유명 진행자인 짐 크래머 역시 “오르지 말아야 할 주식들이 너무 올랐다”면서 “섣불리 투자에 나서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브렉시트시 파운드 위기 온다" 경고 목소리 잇따라
 
이런 가운데 저명한 이코노미스트들은 모두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경제적 손실이 엄청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헤지펀드 큰 손인 조지 소로스는 이날 영국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영국이 EU를 떠나는 것이 본인들의 경제 상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라면서 “이는 희망 사항으로 일반인들의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로스는 “투표 결과가 탈퇴로 나오면 파운드화 가치는 15%나 급락했던 1992년 9월보다 더 크게 급락할 수 있다”면서 “이로써 영국의 가계 임금은 평균 3000~5000파운드 줄어들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소로스는 “증권 시장에는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충격이 발생할 수 있고 영국 경제는 리세션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교수 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0명은 전날 가디언의 공개서한을 통해 브렉시트는 세계 경제에 엄청난 불확실성을 발생시킬 것이라며 영국의 EU 잔류를 촉구했다.
 
이코노미스트뿐 아니라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하나인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 J.K롤링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서 브렉시트 반대 지지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트위터에 “(유럽과 우리는) 이렇게 함께 해왔는데 이기적이며 자신 없는 개인주의로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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