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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이중고' 조선업계, '버티기' 전략으로 고난 극복한다

3분기 적자폭 감소…장점 살려 수익 강화 방침

2015-09-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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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전례없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가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여념이 없다. 비용 감축을 위한 내부 구조조정과 주력 사업 강화를 통해 적자폭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총 5조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 업체들이 3분기 적자폭을 줄이며 이른바 '살아남기'에 한창이다.
 
부진의 주요 원인이 저유가와 경기 침체 등 외부적 이슈인만큼 시장 상황이 나아질때까지 적자폭을 최소화하며 버티기에 나선 셈이다. 저유가는 드릴선 등 해양플랜트 사업, 글로벌 경기침체는 상선 사업 악화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는 숱한 경영난을 겪어왔지만 저유가와 경기침체가 동시에 겹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또 이번 악재들은 글로벌 이슈인만큼 업체들은 상황이 나아지길 기다리며 버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조선 빅3' 모두 대내적으로는 비용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강점을 갖춘 주력 사업군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초대형 LNG운반선.(사진/대우조선해양)
 
◇"바닥은 이미 찍었다" 3분기 개선 기대
 
업계는 일단 3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조선 빅3' 업체들의 영업손실 총액은 4조7509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영업손실 3조318억원으로 가장 부진했으며 삼성중공업 1조5481억원, 현대중공업 171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2분기에 손실 예상치를 대부분 반영한 만큼 상대적으로 3분기 실적은 훨씬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2분기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3분기에 상대적으로 적자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 2분기 거의 대부분의 예상 손실액을 매출에 반영한만큼 3분기는 제로 베이스에서 실적이 책정된다"며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다보니 흑자까지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조단위 미만으로 적자폭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아직 3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내부적으로는 흑자전환까지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임원 31% 감축에 이어 올 초부터 과장급 이상 사무직 1300여명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만큼 3분기에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 효과가 크게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로, 현대중공업은 400억원, 삼성중공업은 240억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에도 영업손실이 전망된다.
 
◇'3사3색' 집중하는 사업영역은?
 
이런 가운데 각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기존에 잘하던 사업을 중심으로 올해 지속적으로 적자폭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상선사업에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서 현대중공업은 '3도크'를 도입해 2만TEU급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중소선박을 함께 제조하고 있다"며 "해운사들에게 다양한 크기의 선박들을 공급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고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LNG선에 초점을 두고, 지난해부터 활발한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 LNG선 발주물량 66척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37척을 확보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LNG선의 경우 수익성이 최대 15%, 평균적으로 7% 수준으로 잡힌다"며 "수주한 지 2~3년 이후에야 매출로 잡히는 만큼 당장 실적에 반영되지는 않겠지만 올해만 버텨내면 내년부터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강점으로 꼽히는 해양플랜트 시장이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는 만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다른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중공업 역시 세계 최고의 선박 건조 기술을 보유한 만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수익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조선 빅3'는 대내적으로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을 통해 비용절감과 업무효율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조직개편을 단행해오고 있으며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이에 합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부터 발빠르게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이를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만큼 다른 조선업체들 역시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라며 "호황기 당시 국내 조선업체들이 지나치게 방만한 경영을 해온만큼 최근 불황을 겪으며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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