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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에 지갑 닫은 가계…소득 늘어도 소비 '역대 최저'

2분기 평균소비성향 최저치…오락·문화 지출 급감

2015-08-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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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이 늘었지만 지갑은 열지 않았다. 지난 6월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2분기 가계소비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메르스 여파로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마저 지갑을 닫았다.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참사때보다 가계소비가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23일 통계청의 '2015년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7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2.3% 늘었다. 반면에 월평균 지출은 328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질지출 역시 0.4% 증가하는 데 멈췄다.
 
이 중 가계 씀씀이를 보여주는 2분기 평균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은 71.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0.7%포인트 떨어졌다.
 
처분 가능한 소득 중 얼마만큼 소비했는지를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은 2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다. 이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에 근접한 수치로,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작년 2분기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가계지갑은 고소득층인 소득 5분위마저도 닫았다. 2분기 소득 5분위 지출은 교통, 오락·문화, 교육 등에서 씀씀이를 줄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했다.
 
이처럼 소득이 늘어도 가계가 지갑을 닫은 것은 메르스 영향이 컸다. 서운주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애초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서는 소비성향이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메르스 여파로 오락·문화 등 여가 관련 지출까지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지출을 품목별로 보면 담배 지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올 2분기 가계의 월평균 담배 지출은 2만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100원)보다 28.6% 늘었다. 1분기 월평균 담배 지출 증가율(10.3%)과 비교해서도 2배 이상 뛰었다.
 
전세난에 따른 월세가구 증가로 주거비 지출도 늘었다. 2분기 가계의 실제주거비 월평균 지출은 7만3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 증가했다.
 
반면에 교통(-4.4%)과 의류·신발(-3.4%), 오락·문화(-4.4%) 등은 지출이 감소했다. 교통분야의 지출은 유가하락에 따른 영향이 컸고, 의류·신발도 메르스 영향으로 쇼핑을 줄이면서 지출이 감소했다. 오락·문화 역시 메르스 사태로 캠핑과 운동 등을 줄이면서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가 씀씀이를 줄이면서 처분가능소득은 늘었다. 2분기 소득에서 세금이나 연금, 보험, 이자비용 등으로 나가는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348만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저축능력을 보여주는 가계 흑자액은 98만9000원으로 9.6% 증가했고, 흑자율도 28.4%로 1년 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가계가 여윳돈이 있어도 소비 심리 위축으로 지출을 안한다는 의미다.
 
김진명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메르스 여파 등으로 인해 소득증가세에 비해 소비지출이 더딘 속도로 증가하면서 소비성향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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