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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국정원 이어 국방부·보훈처까지..불법 '대선개입' 확산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요원들 정치개입 정황 계속 발견

2013-10-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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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지난 대선에서 국기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이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확산되고 있다. 국정원 뿐 아니라 국방부, 보훈처도 대선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소속 요원들이 지난해 대선, 총선에서 야당 후보들과 정책을 비난하는 글들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폭로했다.
 
국방부는 처음에 이들이 소속 요원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그러나 15일 이들이 사이버사령부 소속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이들이 개인적인 의견을 올렸을 뿐 군의 조직적인 정치 개입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국방부의 해명 이후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자신들의 글을 삭제했고 야당 비난 글을 올린 또 다른 요원이 드러나면서, 국방부 사이버사령부가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심은 더 커졌다.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국정감사 현장(사진=김현우 기자)
 
보훈처의 안보 교육 내용이 국감 동안 드러나면서 보훈처 대선 개입 의혹도 불거졌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보훈처가 야당을 종북 세력이라고 규정하고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 남북통일이 불가능해진다는 내용의 안보교육을 22만명에게 실시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안보교육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는 내용의 안보교육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2007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에 NLL을 포기하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주장한 것보다 6개월 전이다.
 
강 의원은 “야당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는 강의자료를 만들고,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는 보수 편향적 교육을 진행한 보훈처의 대선개입이 명백해졌다”며 박승춘 보훈처장 사퇴를 요구했다.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경찰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을 뒷받침 하는 새로운 정황이 나왔다.
 
박남춘 민주당 의원은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지난 2월 초 송파경찰서로 전보되기 직전인 1월31일에 작성한 수사지휘서를 공개했다
 
수사지휘서에 따르면 권 전 과장의 전보 이후 사건을 맡은 후속 수사팀은 국정원 요원 김하영씨와 민간인 조력자가 선거법 위반을 했다는 권 전 과장의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
 
또 김하영씨의 남자친구이자 당시 수서서에 근무하던 경찰관인 신씨가 수사 도중 김씨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김씨, 민간인 조력자 이정복씨, 국정원 파트장 등과 만났던 사실도 밝혀졌다.
 
16일 오일용 화성갑 재보선 후보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연 민주당(사진=민주당)
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나타난 새로운 의혹들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사이버사령부 요원의 정치 개입에 대해 "명백한 선거 개입, 군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심각한 국기문란이다. 사법기관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원과 경찰에 이어 국가보훈처, 심지어 국방부 사이버사령부까지 불법 대선개입에 관여한 게 드러나면서 정권 차원에서 자행된 총체적 국기문란이 확인됐다”며 “민주주의 근간인 국민주권 행사가 송두리째 유린된 진상을 끝까지 파헤쳐 관련자를 엄단케 하고 나라의 근간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국방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국방부 자체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된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민주당의 폭로가 국익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은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 사안과 관련해 비밀인 군 조직과 조직원들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적에게 군 정보를 통째로 가져다주는 꼴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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