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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인터뷰) 김혜수 "'논문 표절'로 위축돼 있었다"

"가장 신경 쓰인 부분은 '직장의 신' 기운 떨어지는 것"

2013-05-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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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사진제공=K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배우 김혜수가 '논문 표절' 논란을 당당하게 극복했다.
 
진정성 있는 빠른 사과도 대중들의 이해를 돕는 요소였지만 KBS2 ‘직장의 신’에서의 연기력이 더욱 그 이유였다.
 
28일 오후 '직장의 신' 인터뷰 때 만난 김혜수는 지난 3월에 있었던 제작발표회 때보다 한결 밝은 표정이었다.
 
12년 전 성균관대 대학원을 다니던 김혜수가 쓴 논문 중 4편의 단행본의 인용이 출처 없이 표기된 점이 사건의 발단이었고, 이에 대해 김혜수는 보도자료 뿐 아니라 제작발표회에서도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당시 그의 사과 이후 제작발표회에서는 "역시 김혜수다"라는 말도 들렸으며, 박수세례가 이어지기도 했다. '당당한 김혜수'라는 제목의 기사도 많았다.
 
◇"그랬냐 안 그랬냐가 더 중요했다"
 
겉으로 보이기와는 달리 김혜수는 당시 굉장히 힘들었다고 전했다.
 
"너무 놀랐고, 와 닿지도 않았어요. 사실 잘 기억도 나지 않았고, 검증할 틈도 없었어요. 촬영 전에 터졌다면 아마 작품 안 했을 거예요. '왜 그 문제가 생겼냐'보다는 '그랬냐 안 그랬냐'가 더 중요하잖아요"라며 "제작발표회는 나만의 시간이 아니잖아요. 분위기도 이상했을 거고, 인터뷰 때 기자들 중 누군가 한 명은 총대를 메고 어렵게 질문했을 것이고, 전 또 저대로 어렵게 대답했을 것이고 저로 인해서 드라마 관계자들이나 언론인들이나 불편한 공기를 마시는 게 싫었어요."
 
"당시에는 어떤 기획을 할 짬도 없었어요. 촬영 중이었으니까. 그냥 직관대로 한 거예요. '김혜수는 당당했다'는 기사도 많았는데, 불미스러운 일로 당당할 이유도 없고, 당당하지도 않았어요. 상당히 위축돼 있었어요."
 
‘논문 표절’ 사건이 터졌을 때는 이미 '직장의 신' 촬영이 한 달 정도 진행됐을 때였다. 그렇게 사건을 마무리 지은 그는 다시 촬영 현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 때 가장 신경 쓰인 부분은 '직장의 신' 팀원이었다.
 
"가장 신경 쓰였던 부분은 '직장의 신' 스태프나 연기자의 기운이 떨어지는 것이었어요. 저 때문에 위축될까봐. 마음은 정말 불편하고 힘들었어요. 그때마다 떨쳐버리는 게 아니라 '중심이 흔들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감정적으로 빠지지 않게 캐릭터에 몰두
 
"대중이 느낀 저에 대한 실망감은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신뢰를 회복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촬영 중에는 불편한 마음이 감정적으로 빠지지 않게 더 캐릭터에 의도적으로 몰두하려고 했어요. 2주정도 시간은 정말 힘들었어요."
 
만 42살. 연기 경력 25년 정도 되는 김혜수에게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과거 "30대가 되면서 배우라는 개념 자체가 바뀌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그 말의 의미는 무엇이었으며, 지금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물어봤다.
 
"배우라는 직업을 그만하려고 했던 시점이 있었어요. 내 인생의 다른 경험을 하길 원하던 시점이. 그 때가 30대였어요. 연기를 하면서 뭔가 내적으로 충족되지 않아서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런 생각도 했던 거 같고요."
 
"그런데 왜 다시 시작했냐면, 많은 생각을 했는데 김혜수란 사람이 성장하기까지, 김혜수의 세계관, 취향 같은 것들이 내가 했던 일과 무관하지가 않더라고요. '일은 일, 나는 나'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무의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나와 연기는 무관하지 않았어요."
 
"지금 제게 배우라는 직업은 뚜렷한 목표나 지향점이 있어서 한다기보다는, 그저 지금의 나 자체를 존재하게 한, 나의 생각과 모든 것을 만들어 놓은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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