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세상에서 가장 비싼 짜장면은 얼마일까요? 맛있는 짜장면이어야 값이 비싸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요리사가 만든 짜장면이 단연코 제일 비싼 짜장면일 겁니다. 그런데 의외로 평범한 짜장면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짜장면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결제 수단이 '비트코인'이었다는 이유 하나로요.
개그맨 황현희가 2018년 채널A 방송 한 프로그램에 출연했습니다. 그리고 출연료를 비트코인으로 받았는데요. 그가 어이없어 하는 표정으로 받은 비트코인은 단 두 개. 그날 짜장면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해 사먹었습니다. 비트코인 2개가 짜장면 한 개 값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1년, 황현희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지금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 1억7000만원짜리 짜장면이었다며 자조적인 말을 뱉었습니다. 비트코인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해인 2021년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 1개 가격은 최고 8270만원까지 올랐습니다. 그야말로 폭등했죠.
이후 조정을 겪은 비트코인은 2022년 12월에 2070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짜장면 가격은 4000만원을 웃돌았습니다. 그래도 비싸네요. 물론 최고가와 비교했을 땐 아쉬운(?) 가격입니다.
대망의 2024년에 들어섰습니다.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에 등장했습니다. 4월에는 반감기에 들어갑니다.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9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1억8000만원짜리 짜장면이 됐습니다. 이번달엔 9700만원까지 상승했습니다. 2억원 턱밑까지 가격이 올랐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짜장면 가격은 앞으로 또 기록을 경신할 것 같습니다. 상승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비트코인.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 한 번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짜장면 한 그릇이 아니라 가게 하나를 인수할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해 가능한 수준을 아득히 벗어난 가격이어서 현실적으로 와닿지도 않습니다. 그 거대한 돈의 규모는 저와는 관련 없는 별나라 이야기로 보입니다. 낯 간지러운 말로 끝맺음을 짓자면, '저에게 있어 가장 비싼 짜장면은 가족들과 함께 먹는 짜장면입니다.'
(사진=뉴시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