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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없는 증권사?

2024-03-18 08:09

조회수 : 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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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서울 여의도에 붙는 수식어는 두 개가 있습니다.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서여의도는 '여의도 정치권'으로 불리는데요. 여의도 공원을 건너 동여의도로 넘어오면 증권사들이 즐비한 '여의도 증권가'가 있습니다. 길쭉길쭉한 건물들에 붙어있는 증권사 간판이 사람들을 환영하죠. 그런데 올해 하반기부터 간판이 사라지는 증권사 두 곳이 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여의도 증권사 간판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를 하던 중 여의도 지하철역 2번 출구 바로 밖에 위치한 TP타워에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입주할 예정이란 소식을 들었습니다. 두 증권사는 자기자본 기준으로 국내 10위권 내에 드는 대형 증권사. 오래된 사옥에서 멀끔한 새 건물로 자리를 이동합니다.
 
신한투자증권은 특히 사옥과 간판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됐습니다. 국회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서있는 현재 건물은 여의도 증권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와도 같죠. 지하철역 여의도 옆 괄호 안에 신한투자증권이 적혀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여의도 증권사입니다.
 
키움증권은 리테일의 황제입니다. 영웅문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가장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증권사죠. 거래소 뒷편에 있는 현재 키움증권 건물은 다시 지을 예정입니다. 예상 조감도를 보면 통유리 건물로 세련된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대표 증권사들이 들어가는 TP타워도 여의도 증권가 중심부에서 위용을 자랑하는데요. 하지만 취재하는 중 TP타워에 증권사 간판이 달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입주사들의 간판을 달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이 됐다고 합니다. 그러면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여의도에서 쉽사리 찾지 못합니다. 여의도 증권가에 간판 없는 증권사가 되는 셈입니다.
 
증권업계에서도 당황스러운 분위기입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여의도 증권가에서 증권사 간판이 없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며 "특히나 지하철 역명으로도 있는 신한투자증권이 없어지면 여의도에서 신한투자증권을 어떻게 찾나"라며 의아해 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앵커원 빌딩에 들어가서 3월 말부터 입주를 준비 중인데요. 이미 앵커원이란 건물 이름 옆에 유안타증권 간판이 버젓이 붙어있습니다. 여의도역에서도 잘 보이고 건물 사이에서도 떡하니 보입니다. 거리는 여의도 증권가와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잘 보이니 나름 이득 아닐까요.
 
증권사 간판 없는 증권사. 과거 무한도전에 나온 '홍철 없는 홍철팀'이 생각납니다. 아무리 MTS 시대라고 하더라도 현실 세계에서 간판이 없다면 인지도와 영향력 측면에서 힘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라는 이름에 걸맞게 간판은 달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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