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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답만 쏙쏙, 협회장님 왜 그러십니까

2024-02-29 15:03

조회수 :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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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학창시절 정말 만들기 귀찮았지만 확실한 효과를 보여주던 게 있습니다. 바로 오답노트였죠. 오답노트에 기록해 놓은 문제가 다음 시험에서 나오면 꽤나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오답노트를 만들기는 커녕 기가 막히게 오답만 쏙쏙 골라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대한축구협회 이야기입니다.
 
이미 세계 축구계에서 무능력한 감독으로 평가가 끝난 위르겐 클린스만을 이름값만 보고 데려와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는데, 그 이후 행보도 축구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최근 이탈리아의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가 파비오 칸나바로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합니다. 칸나바로는 클린스만 못지 않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입니다. 유럽 최고 명문구단인 유벤투스와 레알마드리드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2006년 월드컵에서는 조국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며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모두 석권한 유일무이한 명수비수였죠.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클린스만 못지 않게 부정적 평가가 가득한 인물입니다. 중국리그와 중국국가대표팀을 맡고도 이러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모국 리그의 베네벤토 칼초라는 팀 감독을 맡고는 1년도 안돼 경질됐습니다. 이탈리아 버전 클린스만이라는 냉정한 시선을 받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겠죠.
 
왜 이런 인물이 또 국가대표 감독직 하마평에 오르는 걸까요. 아무래도 정몽규 협회장의 입김이 작용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정몽규 회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상당히 박합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인기 스포츠를 관장하는 협회장이 국가대표팀의 성과보다는 본인의 명예 드높이기에만 매몰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데, 이를 뒤집기는 커녕 오히려 부채질 하는 꼴이죠.
 
임시 감독직 자리에는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앉히면서 또 다시 논란을 만들었고 감독직을 역제안했다는 인물 또한 이름값만 높을 뿐이죠.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에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쩜 이토록 기가 막히게 오답만 골라 뽑는 지 축구팬들은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프로축구연맹 총재 시절 보여준 날카로운 안목과 과감한 개혁 시도 등 긍정적인 면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행보는 당시의 기억마저 흐릿하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몽규 회장은 분명 축구협회장으로서뿐 아니라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재직 당시 작성해 놓은 오답노트가 있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그 오답노트를 꺼내 반복하지 말아야 할 실수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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