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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jinyangkim@etomato.com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정치원로 제언)"도 넘은 팬덤정치, 혐오만 키웠다…정치 실종"

"팬덤 정치, 양념 넘었다…여야 모두 책임"

2024-01-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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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진양·최병호·박주용·표진수·최수빈·유근윤 기자] 새해 벽두에 벌어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피습 사건으로 대한민국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우리 사회에 대립과 혐오가 만연해 있다는 경종을 울렸는데요. 통합과 화합은 사라지고 극단적인 진영 대결만 남았다는 일침은 한국 정치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3일 <뉴스토마토>는 한국 정치가 언제부터 길을 잃고 혼돈의 세계로 빠져들게 됐는지 정치 원로들의 고견을 들어봤습니다. 
 
"당대표 어휘조차 적대적근본적 고민 시기"
 
정치 원로들은 이번 사건이 대립과 갈등이 점철된 우리 사회 분위기에서 기인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은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이 폭력 행위를 유발하고 있다"고 말했고,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도 "정치뿐 아니라 사회의 여러 사건들을 보면 상상하지 못했던 엽기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이들은 대립과 증오가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도 부연했는데요.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증오의 시대가 이제부터 열렸다고 얘기할 것도 없다. 일본의 아베 총리 피습에서 보듯 (정치 테러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고,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역시 "미국에서도 민주당과 공화당의 조화가 근래 들어 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원로들은 정치인들이 혼탁한 사회 분위기와 정치인들이 한 몸처럼 움직였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정당 간, 계파 간 대립이 뜨거워지다 보니 증오들이 일어난 것 같다"며 "지도자들이 갈등을 하니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더 심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두 거대 정당의 간부들이 회의를 하면서 대표 격인 분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어휘가 얼마나 적대감에 차 있는지 살벌하다"며 "우리는 근본적으로 이걸 고민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도 직격했습니다. 
 
"적대감 키우는 해악 크다편 가르기 자제해야"
 
급기야 '정치가 실종됐다'는 개탄이 터져 나왔는데요. 정갑윤 전 부의장은 "근본적으로 여야를 떠나 정치가 실종됐고 결국 정치가 국민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석현 전 부의장은 "정치 테러가 우리 정치를 후진시킨다"고도 일침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보다 두드러지고 있는 '팬덤 정치'는 원로들이 바라보는 '정치 실종'의 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시작된 (정치인) 팬클럽은 박사모를 거쳐 문재인정부 때 정점에 달했다"며 "한 때 팬덤 현상을 '양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양념 수준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 전 장관도 "(팬덤 정치의)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사회를 둘로 쪼개는 것이라 갈등을 해소하는 노력보다 갈등을 키운다. 적대감을 키우는 해악도 정말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곧 정치인이 먼저 변화하며 정치를 바른길로 인도해야 한다는 조언으로 이어졌는데요. 이부영 전 의장은 "이번 피습 사건을 계기로 정치인들이  '내편, 네 편' 가르는 경향을 자제하고 삼갔으면 한다"고 말했고, 정 전 부의장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 실현돼야 한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이주영 전 부의장은 "미래의 정치 인재상이라는 것은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는 노력을 하는 정치인"이라고 제시했는데요. 그는 또 "정치인들이 시민 정치 교육을 통해 수준을 높여가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시에 현재 극단 정치의 양 수장인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직접 겨냥한 발언도 나왔습니다. 윤 전 부의장은 "이재명 대표에게 아무리 범죄혐의가 있다고 해도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국민의 대표"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더 일찍 만났어야 했다"고 직격했습니다. "지금까지 만나지 않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그래 놓고 어떻게 민주주의를 하겠나"라고도 일침했습니다. 정 전 부의장은 이재명 대표를 향해 "당내 경선 당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드러났는데 스스로 정치를 내려놔야 하지 않나"라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김진양·최병호·박주용·표진수·최수빈·유근윤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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