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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 방송사, 연말연초 ‘K팝’ 잡아라

음악업계 "영미권 팝과 차별화된 대중성으로 소구"

2023-12-24 06:00

조회수 : 1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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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전 세계 주요 방송사들이 연말연시 K팝 '빅네임' 그룹들을 섭외 1순위로 진행하는 분위기입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팬덤 화력이 센 K팝을 사로잡으면서 경쟁사 대비 음악 방송 '메카'로 우뚝 서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합니다.
 
미·일 주요 방송사들, K팝에 잇따라 러브콜
 
올해 세계 신드롬을 일으킨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미국과 일본의 주요 시상식과 방송사에 줄줄이 스케줄이 잡히고 있습니다. 소속사 어도어에 따르면, 그룹은 오는 30일 열리는 ‘제65회 빛난다! 일본 레코드 대상’(이하 ‘일본 레코드 대상’)에 출연을 확정지었습니다. 
 
‘일본 레코드 대상’은 일본작곡가협회에서 주최하는 음악 시상식으로, 1959년에 시작돼 일본에서 가장 오랜 전통과 권위를 갖는 시상식입니다. 뉴진스는 ‘우수작품상’과 ‘특별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우수작품상’은 그해 발표된 곡 중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은 10곡에 주어지는 상으로, ‘Ditto’가 외국 곡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수작품상’에 선정됐습니다. ‘우수작품상’ 수상작은 자동으로 대상 수상 후보가 돼 뉴진스는 ‘Ditto’로 대상 수상도 노리고 있습니다. 일본 정식 데뷔 전 한국 곡으로 수상과 함께 대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례적입니다.
 
오는 27일에는 NTV의 ‘발표! 올해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 ~연간 뮤직 어워드 2023~’(이하 ‘연간 뮤직 어워드 2023’)에 출연합니다. ‘연간 뮤직 어워드’는 주요 음악 차트 성과를 바탕으로 한 해 가장 인기를 얻은 노래를 소개하는 NTV의 대표 연말 음악방송 프로그램입니다. 뉴진스는 지난해 데뷔곡 ‘Attention’ 무대로 눈도장을 찍은 데 이어 2년 연속 초청받아 공연할 예정입니다.
  
올해 마지막 날에는 미국 ABC방송 ‘딕 클라크스 뉴 이어스 로킹 이브 위드 라이언 시크레스트 2024(Dick Clark’s New Year’s Rockin’ Eve with Ryan Seacrest 2024’(이하 ‘뉴 이어스 로킹 이브’)에 K팝 걸그룹 최초로 출연합니다. ‘뉴 이어스 로킹 이브’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청되는 새해맞이 특집 프로그램으로, 오는 31일 저녁 8시(현지시간, 한국시간 1월 1일 오전 10시)부터 ABC방송에서 생중계로 방영됩니다.
 
뉴진스는 올해 여름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 2023'에서 공연 시간 50분 동안 지난 1년의 앨범 무대를 라이브로 꾸몄습니다. 사진=어도어
 
뉴진스가 연말연초 해외 주요 시상식을 싹쓸이 하고 있는 것은 라이브 무대의 생생함을 잘 펼쳐내는 강점이 이미 시장에서 검증됐기 때문입니다. 앞서 뉴진스는 지난 8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 2023'에서 공연 시간 50분 동안 지난 1년의 앨범 무대를 라이브로 호평을 끌어냈습니다. 당시 미국 현지의 라이브 밴드들과 함께 오른 무대는 보통 앨범을 그대로 틀어놓고 춤을 추는 K팝 그룹들의 무대와 달라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도 싱글 앨범 ‘OMG’의 수록곡 ‘Ditto’와 두 번째 EP의 트리플 타이틀곡 중 하나인 ‘ETA’, 수록곡 ‘New Jeans’ 등 총 3곡의 무대를 펼칠 예정입니다. 
 
같은 소속사의 그룹 엔하이픈(ENHYPEN·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 역시 '일본 레코드 대상' 시상식에 출연해 무대를 꾸밀 예정입니다. 오는 30일 오후 5시 30분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일본 레코드대상’에 출연해 일본 세 번째 싱글 ‘結 -YOU-’(유우)에 수록된  ‘Bite Me [Japanese Ver.]’ 무대를 펼칩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발표된 올해 수상자 리스트에서 역대 수상자 중 데뷔 후 최단기간(3년)에 특별국제음악상 수상자로 호명됐습니다.
 
방탄소년단 제이홉_미국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 사진=빅히트뮤직
 
"영미권 팝과 차별화된 대중성으로 소구"
 
미국의 주요 연말행사와 새해맞이 프로그램에 한국 가수가 출연한 건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히트를 한 싸이가 2012년 '로킨 이브' 무대에 오른 게 처음이고 이후로 계속 늘어왔습니다. 지난해에도 방탄소년단의 제이홉, NCT127,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K팝 스타들이 미국 전역으로 방송되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새해 첫 날을 장식했습니다. 음악계 전문가들은 K팝 가수들이 주요 무대에 오르는 것은 미국 현지에서도 세계적인 대중적 파급력과 흥행 담보력을 갖췄다는 것의 방증으로 해석합니다. 경쟁사 대비 시청률 우위에 서기 위한 전략으로, 영미권 팝과 차별화된 K팝의 대중성을 특징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현재 (영미권) 팝 장르 음악가들은 테일러 스위프트, 비욘세가 대표하듯 고유하고 내밀한 음악을 전개하여 자체 팬덤 기반만으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기 때문에 행사의 출연 필요성이 낮아졌다"며 "고전적 의미의 팝 장르에 충족하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그 필요를 충족하고 한국에서도 그를 대단한 영예로 생각하기 때문에 출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봤습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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