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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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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강·금관구 집값 하락…영끌족 '속앓이'

구로구 -0.1%…25개구 중 낙폭 가장 커

2023-12-20 16:53

조회수 : 8,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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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신혼부부인 30대 남성 A씨는 집값 급등기였던 지난 2021년 대출을 최대한으로 받아 서울 내 10억원대 국민평형 아파트를 매수했습니다. 당시 기준금리는 연 0%대에서 올해 초 3.5%까지 올랐고,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져 월급 대부분을 이자로 소진했습니다.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A씨는 아파트를 매도했습니다. 10억원대 아파트는 집값 하락기 8억원까지 내려 2억원 떨어진 가격에 팔렸습니다.
 
이처럼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투자했던 영끌·빚투족들이 고금리와 집값 하락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특히 하락폭이 두드러지는 서울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와 금천·관악·구로구(금관구)는 영끌족의 매수세가 몰렸던 만큼 매물 적체 양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구로구의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은 -0.1%로, 서울 25개구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강북구는 -0.07%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노원구와 관악구 각 -0.05%, 도봉구와 금천구 각 -0.04%로 서울 평균인 -0.03%보다 모두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해당 지역에서는 실제 하락 거래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노원구 중계동의 '중계그린' 전용면적 49㎡는 지난 9월부터 5억원 초반대에 3건의 매매가 이뤄졌으나, 이달 초 4억6000만원(6층)에 하락 거래됐습니다.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2단지' 전용 84㎡는 이달 7억6000만원(1층)에 팔렸습니다. 10월 동일 평형 3층이 8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000만원 떨어진 가격입니다.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태영타운' 전용 59㎡는 올 8월부터 8억4800만~8억6300만원 사이로 거래됐지만 수천만원 하락한 8억원(11층)에 10월 손바뀜됐습니다. 금천구 가산동 '가산두산위브' 전용 59㎡도 7월 6억5000만원(16층)에서 10월 6억1500만원(17층)으로 3500만원 내린 가격에 팔렸습니다.
 
"퇴로가 없다"…못 버틴 매물 적체 심화
 
이 지역들은 서울에서 집값이 저렴한 편에 속해 가격 급등기 영끌족들의 아파트 매수가 이어졌던 곳입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고, 집값은 하락세를 그리면서 퇴로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앞서 정부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저리의 특례보금자리론을 시행하고, 시중 대출금리를 누르면서 매수세가 살아나고 가격이 반등하기도 했는데요. 지난 9월 말부터 6억~9억원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중단되고, 경기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매수세는 동력을 잃었습니다.
 
이에 대출 이자를 버티지 못한 매물은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집계 결과, 6개월 전과 비교해 시장에 나온 아파트 매매 매물은 증가 추세입니다. 관악구는 1802건에서 2267건으로 25.8% 늘었으며, △성북구 23.6%(2742건→3391건) △금천구 21.6%(950건→1156건) △노원구 19.5%(4592건→5488건) 등의 높은 매물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사무소 모습. (사진=뉴시스)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짙은 상황에서 영끌족들이 던진 매물을 받아줄 수요가 없는 실정입니다. 관악구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매도자들이 집을 팔고 싶어도 매수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서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매매가 쉽사리 성사되고 있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내년 3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데요. 현재 가장 큰 변수인 금리 변동에 따라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바뀔지 관건입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강남 3구보다 서울 외곽 수요가 더욱 많다 보니 전체적인 하락 현상이 나타날 때 노도강과 금관구가 더 떨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매도가격과 매수가격의 격차가 커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수의 급매물이 계약되며 하락세가 나타나는 '통계의 왜곡' 측면도 있다"면서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집값은 횡보에서 우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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