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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더 시티', K팝 '투어노믹스' 물꼬 튼다

2023-12-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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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하이브의 '더 시티' 프로젝트가 도시와 공연을 연결시키며 전 세계 대중 음악계 투어 문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방탄소년단(BTS)의 라스베이거스와 부산 투어에 이어 올해는 같은 소속사 세븐틴의 월드투어가 흥행 중입니다. 미국에선 글로벌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 신드롬이 연일 경제적 파생효과와 사회 현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K '투어노믹스(월드투어+이코노믹스)'의 확장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세븐틴 더 시티', 스타플라이어 컬래버레이션 항공기. 사진=하이브재팬
 
BTS 잇는다…'세븐틴 상징색' 물드는 일본·태국
 
하이브는 최근 세븐틴이 일본 5개 지역에서 진행한돔 투어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이하 더 시티)와 연계시켰습니다. 더 시티는 공연이 열리는 도시 전역에 각종 이벤트를 열어 팬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는도시형 콘서트 플레이파크를 표방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올해는 세븐틴의 돔 투어 동선을 따라 11월 중 도쿄와 사이타마, 아이치(나고야), 오사카(12 7, 9~10, 교세라 돔)와 후쿠오카(12 16,17, 페이페이 돔) 등의 도시에서 주요 랜드마크와 대중교통 등과 연계한 콘텐츠를 내놨습니다.
 
시내 중심부 전철과 대관람차 등을 세븐틴 멤버 13명의 얼굴로 랩핑된 콘텐츠로 뒤덮는가 하면, 공연 날 타워 전체를 세븐틴의 상징색로즈쿼츠 세레니티컬러로 물들이는 식입니다. 도시 주요 상점가, F&B(식음) 매장들과 연계한 상품들도 내놨습니다. 일본 최대 음반판매점 체인 중 하나인 HMV는 매장 한 켠에서 세븐틴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도시 인근 백화점 지하에 위치한 세븐틴 카페에서는 순두부 찌개, 불고기 버거, 떡볶이 등 세븐틴 멤버 13명의 취향가 선호과 반영된 음식들을 판매했습니다. K팝 슈퍼스타의 IP를 활용한 문화 연계 콘텐츠는 경제적 효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정일 하이브 재팬의 사업기획팀장은일본 내 세븐틴의 인기와 위상이 높아짐은 물론 작년 더 시티와 협업한 현지 기업들이 노출과 집객 효과를 확인하자 올해부터는 선제적으로 협업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세븐틴 더 시티', 세븐틴 상징색으로 점등된 미라이타워. 사진=하이브재팬
 
실제로 하이브가 '더 시티'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지난해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의 BTS 공연입니다. 20만명이 입장한 4회 공연과는 별도로 당시 라스베이거스 시와 협업으로 진행한 팝업스토어, 사진전, 한식 레스토랑 등 문화 콘텐츠에 미국 IT·가전 박람회 CES보다 2.5배 많은 11 4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인근 벨라지오 분수쇼에도 MGM 리조트 추산 약 20만명이 방문했습니다. 당시 하이브 측은 향후 더 시티 프로젝트를 각 부문 별로 '모듈화'시키겠다는 전략도 공개했습니다. BTS를 포함해 한국, 미국, 일본 등 하이브 소속 글로벌 소속 아티스트에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실제로 세븐틴의 올해 일본 프로젝트에는 25개가 넘는 현지 기업, 단체가 참여했고, 25만 명 이상의 팬들이 현장을 찾았습니다. 협업 기업은 30개 이상, 프로그램이 열리는 장소는 70곳이 넘습니다. 오는 16일부터 내년 2 16일까지 두달에 걸쳐서는 동남아시아로도 확장합니다. 방콕에서 열리는 세븐틴 투어에 맞춰 전시, 팝업스토어, 카페, 숙박업체 등과 협력할 예정입니다.
 
'세븐틴 더 시티', 돈카츠 체인 야바톤 컬래버레이션 메뉴. 사진=하이브재팬
 
"IP 다변화·지자체 협의, 문화 관광 콘텐츠로 확산 전략 짜야"
 
최근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촉발한 대중음악 공연의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스위프트의 경제적 파생효과, '스위프트노믹스(Swiftonomics)'(스위프트+이코노믹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공연 외 도시마다 호텔룸 예약이 꽉차고 음식점, 마트가 팬들로 붐비는 현상을 말합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3∼8월 미국 20여개 도시에서 진행한 스위프트 '에라스 투어'는 공연 판매 수익만 세전 22억 달러(29777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스위프트는 2023 '올해의 인물'에도 선정됐습니다. K팝 업계에도 스위프트노믹스는 시사점을 줍니다. 앞서 하이브 '더 시티' 프로젝트는 스위프트보다 먼저 해당 공연 사업을 먼저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세븐틴 더 시티', 세븐틴으로 랩핑된 일본 전철 메이테츠 노선의 특별 열차. 사진=하이브재팬
 
전문가들은 향후 하이브 측이 글로벌 영향력이 큰 팬덤들을 보유한 아티스트 IP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둡니다. 팝계 거물인 '이타카홀딩스'를 비롯해 힙합 레이블 'QC미디어', 라틴 전문 레이블 '엑자일 뮤직' 등을 차례로 인수해온 효과를 접목시키면 시너지가 더 클 것이란 전망입니다. 조금 더 촘촘한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전략으로 삼으라는 제언도 나옵니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쓰러져가던 어촌마을을 게임도시로 만든 일본의 누마즈 우치우라 사례를 들며 "단순히 팬덤비즈니스에 머무르는 차원이 아닌, 지자체 등과의 협의를 통한 부가가치 개발, 문화-관광 콘텐츠로의 확산 전략을 더 유기적으로 고민해야한다"고 봤습니다.
 
'세븐틴 더 시티', 선샤인 사카에 대관람차. 사진=하이브재팬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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