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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이정섭 비위 의혹, 공수처 대신 검찰로…‘제 식구 감싸기’ 우려

의혹 제기 한달여 지나 수사…민주당 “증거인멸할 시간 줘”

2023-11-2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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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이정섭 검사의 각종 비위 의혹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아닌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수사를 공수처로 이첩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옵니다.
 
검찰, 이정섭 비위 리조트 등 압수수색…이재명 수사지휘 배제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지난 20일 이 검사의 청탁금지법위반 등 혐의 수사를 위해 경기 용인 골프장과 강원 춘천 리조트로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예약·출입·결제 내역 등 관련 자료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아울러 수원지검 2차장검사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을 지휘하던 이 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내고, 수사에서도 배제했습니다. 검찰은 “제기된 의혹에 관해 엄정한 기준으로 수사와 진행을 감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검사는 △처가가 운영하는 용인 골프장을 이용 현직 검사들에게 편의 제공 △대기업 임원으로부터 리조트 향응 접대 △자녀 학교 배정 관련 위장전입 △일반인 범죄 경력 대리 조회 △대마 흡입으로 입건된 처남 사건 불송치 및 무혐의 처분 관여 의혹 등을 받습니다.
 
야당·시민단체 ‘봐주기 수사’ 의심…“공수처로 이첩해야”
 
검찰의 태도는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때와 달라졌습니다.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 검사를 두둔하기 바빴습니다. 이달 야당이 이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을 때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절차를 막으려는 ‘방탄 탄핵’”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의혹 제기 한 달여가 지나 이뤄진 만큼 야당과 시민단체는 ‘봐주기 수사’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는 20일 “이제 와 뒤늦은 압수수색으로 증거 인멸할 시간만 벌어준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습니다. 
 
참여연대는 “고질적인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우려를 불식하려면 이른바 ‘리조트 향응’ 의혹은 검찰이 아닌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공수처로 이첩을 촉구했습니다. 
 
비용 결제를 누가 했는지, 직무 관련 청탁이 오가고 대가성 여부가 있었는지 등에 따라 뇌물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뇌물죄의 경우 공수처의 수사 대상 범죄에 해당하기에 검찰은 공수처법에 따라 해당 의혹을 의무적으로 이첩해야 합니다.
 
단체는 “그러나 검찰은 리조트를 압수수색하면서 감염병예방법과 청탁금지법혐의를 적용했다고 알려진다”며 “공수처로 이첩하지 않기 위해 검찰이 혐의를 축소하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정섭 처남댁 “남편 대마 신고, 수사관 6번 바뀌어…이정섭 개입 의심”
 
한편 이정섭 검사에 대한 비위 의혹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이 검사 비위 의혹을 정치권에 제보한 처남댁 강미정씨는 전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리조트가) 남해에도 있고 여러 곳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벌 부회장 아니면 그의 딸 이름으로 예약을 해줬다. 결제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강씨는 남편의 대마 흡입 사실을 올해 2월6일 경찰에 신고했으나 이 차장검사가 개입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수사관이 6번이나 바뀌었습니다. 6번째 수사관과 진행한 포렌식에서는 휴대전화 SD카드가 없어지고 사진도 몇 장 안 나왔는데, 개인적으로 맡긴 포렌식에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확인됐다고도 밝혔습니다. 현재 강씨는 남편의 마약과 폭행 등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대전고검 검사로 지난 20일 직무대리 발령된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사진=뉴시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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