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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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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돋보기)분양시장 다시 '찬바람'…"서울도 계약 포기"

1순위 청약경쟁률, 36.5대 1→9.7대 1

2023-11-20 06:00

조회수 : 10,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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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에 다시 찬바람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으나, 지난달부터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다소 부진한 청약 결과가 나오면서 이상기류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20일 뉴스토마토가 최근 3개월 서울·경기 지역의 월별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을 집계한 결과, △8월 36.5대 1 △9월 13.4대 1 △10월 9.7대 1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들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입니다.
 
단, 10월 경기도 분양단지 중 1순위 경쟁률이 240대 1에 달했던 '동탄레이크파크자연앤e편한세상'은 통계에서 제외했습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시세 대비 3억원가량 저렴하게 책정된 '로또분양' 단지였던 만큼 평균치를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수도권 분양시장은 지난해 12월 청약이 저조했던 '올림픽파크포레온', '장위자이레디언트', '철산자이더헤리티지' 등 이른바 '3대장'이 완판에 성공한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이 단지들은 요지에 위치한 아파트임에도 계약 미달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곳입니다. 정부가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안이 담긴 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미분양 위기를 벗어났죠.
 
이후 서울에서 공급된 단지들은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청약 결과로 분양시장이 선전했고, 그 온기가 수도권 아파트 시장으로 퍼져 나가면서 매매가격도 반등했습니다.
 
달라진 분양시장…서울·광명도 '고전'
 
그러나 10월부터 분양시장이 다시 꺾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청약불패' 지역으로 통하는 서울에서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하거나 계약 포기 단지가 발생한 것입니다.
 
10월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의 경우 1순위 경쟁률이 16.9대 1에 그쳤고, 18개 타입 중 3개 타입은 1순위 마감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8월 인근에서 분양했던 '래미안라그란데'가 79.1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마감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9월 청약접수를 받은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14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마감했지만 계약 포기가 잇따랐습니다. 청약 당첨자들이 고분양가 논란과 빠른 입주시기로 잔금 마련에 부담이 느꼈기 때문입니다. 아직 미분양 물량은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일대 재개발로 지어지는 '이문아이파크자이'와 건너편에 자리한 '래미안라그란데' 건설현장. 두 분양 아파트는 각 올해 10월과 8월 청약접수를 받았다. (사진=김성은 기자)
 
'준서울'로 불리는 경기도 광명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포착됩니다. 10월 광명2R구역 재개발로 공급된 '트리우스광명'은 8개 타입 중 단 3개 타입만 1순위에서 마감했으며, 1순위 경쟁률은 4.7대 1에 불과했습니다.
 
다음 차례로 분양했던 '철산자이브리에르'는 11.9대 1로 1순위에서 마감했지만, 1순위 청약접수 건수는 2375건으로 트리우스광명(2444건)과 비슷합니다. 7월 '광명센트럴아이파크' 1순위 접수에 4319건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입니다.
 
분양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분양시장 분위기가 반짝 좋았다가 10월 이후로 변했다"면서 "분양을 준비하는 건설사들이 미분양 우려에 걱정이 많은 눈치"라고 업계 상황을 전했습니다.
 
고분양가·고금리에 청약 꺼려…옥석가리기 심화
 
이같은 현상은 규모나 입지 등 개별 단지의 차이도 있지만 연이은 고분양가 논란에 따른 수요자들의 피로감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외 전 지역에 분양가상한제 규제가 걷힌데다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분양가가 치솟자 '선당후곰(선당첨, 후고민)'은 옛말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대내외 여건 악화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실정입니다. 대출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부채관리 강화에 따른 대출 수요 억제, 중동지역 전쟁 발발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등 여러 불확실성이 혼재해 있죠.
 
이로 인해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입지가 양호하고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에만 청약이 몰리는 상황입니다.
 
서울 송파구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의 경우, 이달 14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접수 결과 169가구 모집에 2만5783건이 접수돼 경쟁률 152.6대 1을 기록했습니다. 이 단지는 올해 강남 3구에서 나온 첫 번째 분양이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전용면적 59㎡형 분양가가 최고 8억887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송파구 입지에 저가 메리트가 흥행을 이끌었습니다.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일대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반면 장점이 확실하지 않은 단지들의 분양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입니다. 10월에 분양한 수원 권선구 '힐스테이트수원파크포레'는 2순위 청약을 포함해 0.74대 1의 경쟁률로 미분양됐습니다. 같은 달 시흥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더웨이브시티'도 1.74대 1로 청약을 마감했습니다.
 
분양시장 양극화 속에서 내년도 만만치는 않을 전망입니다. '10만 청약설'의 주인공인 올림픽파크포레온마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던 올해 초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서울 강동구 역세권 대단지로 대기 청약수요가 많았던 곳이죠.
 
올 연말과 내년에 공급될 분양아파트 청약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와 같은 분위기 변화를 인식하고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신규 분양자들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대출이자가 불어나는 만큼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자금 계획을 먼저 수립하고, 이에 따라 직주근접 입지의 분양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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