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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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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늪에 빠진 K드라마 시장 딜레마

2023-11-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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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최근 한국 드라마 시장의 주요한 특징이라고 한다면 바로 웹툰 원작 드라마가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만 하더라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캐스팅 과정에서부터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낮으면 원작 팬들의 원성을 사야만 했습니다. 웹툰에서 드라마로 바뀌는 과정에서 각색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각색 과정도 원작의 흐름을 살리면서도 드라마만의 특징을 살려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니 자칫 원작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웹툰 원작 드라마가 아닌 작품을 찾아보기 쉽지 않을 정도로 웹툰 원작 드라마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웹툰 원작 쏟아지는 OTT업계
 
웹툰 원작 드라마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OTT입니다. 디즈니 플러스를 살렸다고 평가 받는 '무빙'은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는 '무빙'에 이어서 웹툰 원작 '비질란테'를 공개했습니다. 넷플릭스가 올해 공개한 '택배기사' 'D.P' '마스크걸' '이두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개를 앞둔 '스위트홈' 역시 웹툰 원작입니다. 토종 OTT도 예외는 아닙니다. 웨이브가 최근 내놓은 '거래' 역시도 웹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티빙이 공개 예정인 '운수 오진날' '이재, 곧 죽습니다'도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더구나 웹툰 원작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하면 원작 웹툰도 덩달아 주목을 받게 됩니다. '무빙'의 경우 이미 2015년 완결된 작품이지만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원작을 다시 보려는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무빙' 방영 후 하루 평균 조회 수가 카카오페이지에서 22, 카카오웹툰에서 9배 늘었습니다. 일평균 매출 역시 카카오페이지에서 12, 카카오웹툰에서 8배 증가했습니다. 지니TV 드라마 '남남'의 원작 웹툰 역시 드라마 방영 이후 일평균 조회수가 27배 늘어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 IP를 기반으로 영상화 된 작품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면 원작도 다시 조명을 받게 된다. 이미 완결이 된 작품임에도 매출이 상승하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 제작을 선호하는 이유는 결국 투자 대비 안정성 때문입니다. 이미 웹툰을 통해 스토리가 구축되어 있다 보니 제작 기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웹툰을 통해 해당 스토리가 어느 정도 흥행성에 대한 검증이 된 상태라는 점이 신뢰를 높입니다. 웹툰의 흥행을 바탕으로 이미 팬층도 형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입소문을 타기도 쉽습니다.
 
디즈니플러스 '무빙' 포스터.(사진=디즈니플러스)
 
 
쏠림 현상 부정적 의견 나오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웹툰에 의존하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웹툰 원작 드라마 쏠림 현상도 결국 유행의 한 부분이다. 2016년에도 '치즈인더트랩'이 드라마화면서 온갖 논란이 불거지면서 웹툰 원작 드라마가 한동안 뜸했다. 그리고 2020년에도 '이태원 클라쓰'를 제외한 웹툰 원작 드라마가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웹툰 원작 드라마와 오리지널 드라마의 균형이 필요한데 최근 그 균형이 웹툰 원작 드라마로 급격하게 쏠렸을 뿐이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웹툰 원작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는 하지만 모든 흥행 드라마가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된 건 아닙니다. '오징어게임'을 비롯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연인' 등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작품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 제작 시장이 어렵다 보니 모험을 하지 않은 분위기다. 흥행이 검증된 작품과 검증되지 않은 작품 중 누구라도 안전한 길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 제작 시장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한 방향성은 아니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안정성만을 추구하는 제작 환경은 한국 드라마 시장의 다양성 저해로 이어질 소지가 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안정성보다 도전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을 제작해 다양성을 넓힐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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