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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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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에 아파트 산다"…다시 고개드는 '갭투자'

하반기 화성시 아파트 매매 5.4% 갭투자

2023-11-08 16:29

조회수 : 10,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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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올해 하반기 역전세난 우려가 한풀 꺾이고 전셋값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전세 수요 증가로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고금리로 인한 소자본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시군구 중 갭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은 경기 화성시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3870건의 매매거래 중 211건이 갭투자 매매로 5.4%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화성 향남읍 일대 '장짐마을신성발안미소지움 1차'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말 2억원에 매매거래됐는데 다음달 1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습니다.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는 2000만원으로 집주인은 이 가격에 집을 구매한 셈입니다.
 
화성에 이어 △평택 177건 △수원 영통구 159건 △천안 서북구 152건 △인천 연수구 152건 순으로 갭투자 매매거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0월 거래가 집계 중인 만큼 갭투자 거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달 말 평택 세교동의 '원앙부영'아파트 전용 59㎡는 1억8000만원에 팔린 동시에 1억6000만원의 전세계약이 함께 이뤄졌습니다. 갭은 2000만원에 불과합니다. 수원 영통동의 '황골마을신명한국'아파트 전용 59㎡는 10월 3억3000만원에 매매된 후 11월 2억8000만원에 전세거래됐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입지가 양호한 시세 5억원 이상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크지 않은 갭투자가 이뤄졌습니다.
 
수원시청 인근 매탄동 '매탄현대힐스테이트'(2328가구) 전용 84㎡는 8월 6억원에 팔린 뒤 9월 5억원에 전세거래를 체결했습니다. 동일 평형 전세는 3억원대로 실거래되고 있지만 해당 매물은 올 하반기 최고가격에 거래되면서 매맷값과의 차이는 1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천 송도신도시의 'e편한세상송도'(2708가구) 전용 84㎡는 8월 같은 날 5억100만원, 4억5000만원의 매매와 전세계약을 맺었습니다. 매맷값의 약 10% 금액으로 집을 마련한 것입니다. 해당 전세거래 또한 같은 시기 다른 전세 실거래 대비 1억원 가량 높게 체결됐습니다. 
 
"전셋값 상승에 갭투자 유리해져"
 
매맷값보다 전셋값 회복세가 더 크게 나타나면서 두 가격의 갭이 줄어든 데다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갭투자가 유리한 여건이 만들어졌는데요.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투자 수요자들은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자본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갭투자 매물을 보는 추세"라며 "이자 부담과 집값 추가 하락 기대 등으로 아파트 매매 대기수요가 늘었고, 가을 이사철 등으로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셋값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 여러 요인으로 아파트 매매를 미룬 사람들까지 가세하면서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입니다. 올해 초만 해도 전셋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역전세난' 우려가 컸으나 정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를 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7월 넷째 주 상승 전환한 이후 15주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 매맷값도 16주째 상승세에 있지만 오름폭은 차이가 있습니다. 10월 마지막 주 전셋값은 0.12% 오를 때 매맷값은 0.04% 상승했습니다.
 
아직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전셋값 오름폭이 확대될 경우 전세가율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갭투자가 더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부동산원이 조사한 전국 평균 전세가율은 9월 66.2%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올랐습니다. 59.5%인 수도권 전세가율에 비해 지방권은 72.3%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전세가율이 70%를 넘기면 위험 신호로 판단합니다.
 
갭투자 거래 증가는 전세계약 만료 시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하기 어려운 '깡통전세'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향후 주택가격 더 오를지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갭투자 매물은 위험도가 높다"면서 "집값 추가 하락이 이뤄질 경우 깡통전세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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