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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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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무상급식·경제민주화'…'이슈선점' 선거 승패 직결

유권자 욕망 자극한 '이슈'가 선거 좌우

2023-11-01 17:09

조회수 : 7,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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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여당발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내년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을 강타했습니다. 역대 선거들을 보면 결국 유권자의 욕망을 자극한 선거 전략, '이슈 선점'이 최종 승패를 좌우했는데요. 메가시티 공약으로 수도권 선거판을 흔들고 있는 국민의힘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이슈를 강하게 밀어붙이며 여론 동향을 주시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대형 이슈를 빼앗긴 민주당은 여론 파급력을 고려해 확전을 자제한 채 곤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총선도 지선도 대선도…판 흔든 '이슈파이팅'
 
먼저 과거 사례를 보면,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은 서울 판세를 확고히 다질 승부수로 이명박(MB) 전 대통령 공약인 '뉴타운'을 전면에 내걸었습니다. 서울 시민들에게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집값 상승을 이뤄주겠다'는 꿈을 안겨주며 이슈 선점을 했는데요. 대선에서 압승한 기업가 출신 대통령을 배경으로 둔 여당의 '개발 공약'은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그 결과 한나라당은 서울 48개 선거구 중 40개를 싹쓸이했습니다. 여당은 당시 총선에서 153석을 회득, 압승을 거뒀습니다. 반면 서울에서 고작 7석을 얻은 통합민주당(현 민주당)은 81석에 그치면서 참패했습니다. 
 
2년 뒤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무상급식' 이슈를 앞세워 설욕전을 펼쳤습니다. 이명박정부 3년 차 때 치른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열세를 딛고 광역자체단체장 16곳 중 인천시장을 비롯해 7곳에서 승리했습니다. 야권 성향의 무소속 2곳(경남 김두관·제주 우근민)까지 포함하면, 9곳에서 승리한 셈입니다. 반면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와 영남 4곳(부산·대구·울산·경북) 등 6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습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땐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슬로건으로 내걸며 당선됐습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경제민주화 등 선거 이슈를 주도하며 중도층 공략에 성공, 마침내 승리를 거뒀는데요. 당시 51.6%의 득표율을 얻은 박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3.6%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제치며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거리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슈 뺏긴 민주당 '화들짝''행정대개혁' 역제안 
 
정치권에서는 이번 여당발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놓고 '뉴타운' 공약으로 당시 한나라당이 수도권 승리를 거둔 2008년 총선을 재연하려는 국민의힘의 대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 내에서는 메가시티 서울 공약을 앞세운다면 민주당이 독식한 서울 인접 경기도 시군을 탈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오는데요.
 
민주당은 이슈 파급력을 고려해 확전을 자제하려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자칫 여당 공세에 말려 섣부른 반대 의견을 표명하다가 수도권 민심 역풍이 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현재까지 뚜렷한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밝히지 못한 채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이라는 비판과 "행정구역 개편은 신중하게 검토할 사항"이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표명했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여권의 메시시티 서울 프레임 공세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인데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국민의힘이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역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넘어 광역시도에서 읍면동 정체를 포함한 '행정체제 개편' 카드를 꺼낸 것입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메가시티 서울'과 관련해 "우리 당은 이미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논의할 생각이 있다"며 "이전부터 부산·울산·경남 지역 또 호남권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미래 사회를 대비해서 메가시티를 주장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광역시도, 시군구, 읍면동 행정체계까지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걸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전체적으로 행정 대개혁을 한번 제안하고 여당과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김포시에 한정한 제한적인 서울 편입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는데요. 그는 "충분한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의견 수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그냥 일단 던진 것"이라며 "정략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적으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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