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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이제 K자 뗀 팝"…'이지 리스닝' 열풍

BTS 부재 속 K팝 뉴노멀

2023-10-17 00:00

조회수 : 2,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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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올해 내내 열풍을 일으킨 뉴진스 신드롬 이후 K팝 업계에선 '이지리스닝(듣기 편한 무드의 음악)'이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BTS) 솔로작부터 4세대 K팝 그룹들까지, 세계적인 프로듀서진들과의 협업으로 '글로벌 팝 사운드', 특히 듣기 편한 무드의 팝 음악에 집중한 음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발표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정규 3집 '이름의 장: FREEFALL'의 타이틀곡 'Chasing That Feeling'은 도입부부터 후렴구까지 점점 소리들을 쌓아가는 세련된 신디사이저 음의 증축이 멤버들의 유려한 음색과 함께 귀에 확확 감깁니다. 크라프트베르크를 시작으로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에 걸쳐 영미권에서 세계적으로 유행한 뉴웨이브 장르를 현대적인 팝으로 재해석하면서 '넥스트 방탄소년단(BTS)'에 걸맞는 성과를 낼 지 주목됩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사진=빅히트뮤직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셀레나 고메즈, 마일리 사이러스, 제드 등 글로벌 아티스트의 곡 작업을 한 록 마피아가 'Chasing That Feeling'의 프로듀싱과 송라이팅에 참여했습니다. 뉴 웨이브 뿐 아니라 앨범에는 디스코, 알앤비 솔(R&B Soul), EDM 요소가 가미된 팝, 저지 클럽, 인디 록, 댄서블 트랙 등의 요소가 다채롭게 실렸습니다. 
 
원리퍼블릭의 프론트맨이자 톱 프로듀서 라이언 테더와 서정적인 음색과 가삿말로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 한로로를 포함 알대, 맥스, 조나스 브라더스 등 다양한 국내외 뮤지션들의 참여로 K팝의 확장성을 시도한 음반이라는 평가입니다.
 
방탄소년단(BTS) 정국. 사진=빅히트뮤직
 
정국과 뷔 등 최근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솔로작들도 '이지 리스닝' 계열의 팝 음악으로 승부하는 분위기입니다. 뷔는 첫 공식 솔로음반 '레이오버(Layover)'에서 기존 BTS로서는 시도하지 않던 R&B 팝 장르를 주축으로 재즈와 가스펠 요소들까지 아우른 음악들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뉴진스 기획을 주도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참여하면서 꽉 찬 맥시멀라이즈 음압의 K팝 전형성을 깨고 뉴진스처럼 음악에 느긋하거나 평온한 '공(空)의 미학'을 담았습니다. 그래미 수상 프로듀서인 앤드류 와트(Andrew Watt)와 서킷(Cirkut)이 참여한 곡 '세븐'으로 올 여름을 강타한 정국은 같은 프로듀서진으로 올해 11월 음반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루비한 보컬이 돋보이는 레트로 펑크 곡 ‘Standing Next to You’를 비롯한 다채로운 장르로 '글로벌 팝'으로 굳히기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하이브가 최근 발표한 '드림아카데미' 프로젝트 참가자 20인. 사진=하이브
 
하이브가 먼저 나섰지만 SM의 신인인 라이즈도 최근에는 첫 싱글 '겟 어 기타(Get A Guitar)'에서 듣기 편한 무드의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 장르를 선보여 새롭게 주목받았습니다. 이 같은 최근 기조가 하이브 첫 미국 현지 제작 걸그룹 프로젝트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 등 다국적 그룹들의 제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IGA 스튜디오에서 밝힌 대로 "K팝이 진정 세계의 주류가 되려면 K를 뗀 '그냥 팝' 그 자체가 돼야 한다"는 방향성과 궤를 같이 합니다. BTS 완전체의 부재 속에서 K팝의 사운드 방향성이 새로운 분기점을 맞고 있는 셈입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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