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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역에서 본 북한 현실

2023-10-05 10:38

조회수 : 1,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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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북한 신의주 일대의 모습. 왼쪽 주황색 건물과 왼쪽 3동의 건물은 코로나 기간을 거쳐 완공된 아파트로 알려진다. 중국 단동과 북한 신의주 사이에 위치한 압록강에 중국 유람선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9월 1334㎞에 달하는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왔습니다. 북한 신의주를 마주하고 있는 중국 단둥시에서 시작한 일정은 압록강을 따라 두만강을 거쳐 북한·중국·러시아 3국 국경이 맞닿은 훈춘시 방천에서 마무리했습니다. 
 
중국 단둥에서 출발한 버스는 지린성 장백조선족자치현을 지나 백두산까지 중국과 북한의 국경이 위치하는 압록강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이 길에서 철조망 너머의 북한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백두산에서 시작해 두만강을 따라 이어지는 국경은 여건이 되지 않아 직접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이자 국경은 그간 알고 있던 국경의 개념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 긴장감이 이어지는 남북 국경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은 그 면적이 거대한데요. 압록강과 두만강 자체가 국경이라고 합니다. 
 
중국 단둥에서 유람선을 타면 북한 신의주 풍경을 더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유람선은 북중 국경인 압록강을 명확한 경계선없이 북한 쪽으로 붙습니다. 유람선에는 북한의 풍경을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탑승한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았습니다.
 
북한 제2의 도시인 신의주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은 건물들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고, 외부와 단절됐지만 '고난의 시기'를 겪은 것이 아니라 더디지만 발전을 하고 있던 겁니다. 
 
신의주 뿐만이 아닙니다. 평양과 떨어진 국경지대 전반에서 비슷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단둥에서 백두산까지 이어진 압록강변의 북한 농촌에서 더디지만 발전의 흔적들이 보였습니다. 특히 뙈기밭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높은 산자락을 개간해 벌거숭이 산으로 만드는 뙈기밭은 북한 식량난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관목화가 진행되고 있었고 꽤 많은 뙈기밭이 숲은 아니지만, 초록빛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북한 농촌 지역에서 목격한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소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우리 농촌에서 볼 수 있는 그 흔한 농기계조차 볼 수 없었습니다. 차량의 이동도 손에 꼽을 정도였고, 드문드문 보인 기차의 이동에서도 화물칸이 굉장히 짧은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9월 북한 신의주의 야간 모습. 신의주에 위치한 건물들에서 드문드문 밝은 빛을 내고 있다. 첫번째 사진과 같은 장소.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접경지역 답사를 통해 대북제재의 현재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간 중국이 대북제재를 크게 위반하고 있다는 뉴스를 많이 접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국경지역에서의 움직임은 둔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답사를 함께한 중국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8년을 기점으로 1334㎞ 길이의 국경에 최신식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습니다. 때문에 국경지역에 수많은 CCTV를 목격했습니다. 해당 CCTV는 북중 사이의 밀수와 탈북자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북한과  비단섬, 황금평 지근거리에 있는 단둥의 소규모 항구의 경우 밀수를 하다 적발돼 폐쇄된 곳이 많았습니다.중국과 북한의 무역이 이뤄지는 세관도 화물차 등의 이동을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CCTV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난 9월 목격한 북한과 중국의 국경은 생각보다 평화로웠습니다. 반면 우리에게 다가 온 중국 공안들은 현재의 한중 관계를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중국은 북한 접경지역 전 지역에 걸쳐 관광화를 시키고 있습니다. 실제로 접경지역 곳곳에 중국 상인들이 관광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망원경을 통해 북한을 바라볼 수 있게 해놨습니다. 
 
하지만 단둥을 제외한 곳곳에서 공안들이 한국인의 출입 혹은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검문은 물론, 관광버스를 공안이 약 2시간가량 붙어 감시하기도 했습니다. 접경 지역 답사를 수 차례 이어온 전문가에 따르면 이는 윤석열정부의 대중 정책으로 인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답사를 통해 그간 사진과 글로만 접했던 북한의 현실을 직접 목격하고 정부의 정책이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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