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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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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4분기 시작, '반전 결말' 노리는 게임사들

컴투스홀딩스 '제노니아' 52위→22위

2023-10-04 06:05

조회수 : 8,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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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4분기가 시작됐습니다. 올해 실적이 하락한 게임사들이 반전 실적을 노리며 하반기 대작 출시와 막판 담금질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사진=엔씨소프트)
 
제노니아 반등, TL 우려 속 담금질
 
4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063080)는 대작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제노니아' 100일 기념 업데이트와 추석 이벤트로 매출 순위 상승 시너지를 냈습니다. 원래 이날이 출시 100일이지만, 추석 직전인 9월26일 대규모 업데이트로 연휴 효과를 노렸습니다.
 
통계 사이트 모바일 인덱스를 보면, 제노니아 구글 매출 순위는 업데이트 당일 52위였지만, 연휴 내내 가파르게 상승해 이달 3일 22위로 뛰었습니다. 그 위로는 컴투스홀딩스 게임이 없어, 제노니아 반등의 지속성이 중요합니다.
 
앞서 컴투스홀딩스는 1분기 영업이익 71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 영업손실 12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제노니아 국내 흥행 재점화, 내년 대만, 일본 등 해외 서비스 확대 등으로 '실적 레벨 업'을 약속했습니다. 지난달 13일 출시한 수집형 RPG '빛의 계승자: 이클립스'와 연내 출시 예정인 방치형 키우기 RPG '소울 스트라이크'도 힘을 보탭니다.
 
다만 이클립스는 출시 직후 상승하던 구글 매출 순위가 한 달도 안돼 꺾이면서 2일 기준 127위를 기록해, 당분간 제노니아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적 개선이 시급한 건 엔씨소프트(036570)도 마찬가지입니다. 엔씨 2분기 영업이익은 35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7%,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습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 매출이 일제히 줄어들고 있는데요. 엔씨 모바일 게임 매출은 1분기 3308억원에서 2분기 2969억원으로 하락했습니다.
 
엔씨는 '리니지 이후'에 대한 전망을 제시해야 하는데, 12월 국내 출시되는 첫 콘솔 도전작 '쓰론 앤 리버티(TL)' 출시가 첫 번째 대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TL 역시 그간 만들어온 장르인 MMORPG라는 점에서 우려가 많습니다.
 
엔씨의 위기 의식은 개발 상황 공유에 나타납니다. 엔씨는 5월 진행된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 결과로 확인한 게이머 반응을 반영해, 지난달 '자동사냥·이동' 삭제를 공지했습니다.
 
이 밖에 엔씨는 TL 이후 출시할 작품들의 장르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캐주얼 퍼즐 '퍼즈업: 아미토이'를 출시했고, 내년 상반기 '블레이드 & 소울 S', '배틀 크러쉬'를 공개합니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장르인 '프로젝트G' 출시도 준비중입니다.
 
네오위즈 판교타워. (사진=네오위즈)
 
'효자' 나이트 크로우·P의 거짓 기대
 
위메이드(112040)도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올해 4월 출시한 MMORPG '나이트 크로우'입니다.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덕에 2분기 매출 159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손실은 403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분기 최대입니다.
 
나이트 크로우는 구글 매출 2위를 수성하며 리니지M 추격을 멈추지 않고 있는데요. 위메이드는 여세를 몰아 해외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나이트 크로우 출시도 준비중입니다. 북유럽 신화 세계관을 구현한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현대전 기반 '디스민즈워(가칭)' 개발도 한창입니다.
 
네오위즈(095660)는 액션 RPG 'P의 거짓'으로 전세계 망자(소울류 팬을 지칭)들을 홀리고 있습니다. 이 패키지 게임은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온라인 게시판과 국내외 유튜브 공략 영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P의 거짓은 소울의 종가 프롬소프트웨어 작품을 버무린 게임성에, 고전 동화 피노키오를 재해석한 독보적인 서사가 강점입니다. 회차를 늘릴수록 내용이 풍부해지는 구조도 짜임새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때문에 게이머들은 추석 연휴 내내 게임 내 인물 관계와 결말의 의미, 조연들 간 관계에서 볼 수 있는 다른 동화의 재해석 등을 두고 질문과 대답, 토론을 이어왔습니다. 국산 게임 주제로 확률형 아이템 이야기가 아닌, 감상평으로 열기를 더해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 게임을 만든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 스튜디오는, P의 거짓 클로징 크레딧에 이은 추가 영상에서 차기작 역시 동화가 될 것이라 예고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앞서 네오위즈는 1분기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 영업손실 4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네오위즈는 P의 거짓 흥행과 지난 6월 출시한 '브라운더스트2' 성과 온기 반영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특히 출시 직후 PC 플랫폼 스팀 판매 세계 6위를 기록한 P의 거짓은, 기존 소울류와 달리 명확하고 흡인력 있는 서사가 강점인데요. 단점은 이 장르 초보자가 100시간을 넘게 해도 못 깰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온라인 게시판에선 세 가지 결말중 '진짜 결말'을 보기 위한 과정이 힘들어서 '나쁜 결말'을 선택한 뒤 2회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푸념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높은 난이도로 게임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자, 네오위즈는 추석 직전인 9월27일 난이도 하향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이제 윈도우 운영체제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 게임패드인 '듀얼 쇼크'와 '듀얼 센스'를 지원합니다.
 
작품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실적 반등을 위해선 판매량이 높아야겠죠. 시장에선 P의 거짓 판매량을 200만~250만장으로 내다봅니다. 네오위즈에선 현재 판매량이 내부에서 기대한 흐름대로 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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