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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유가 100달러 돌파 '가시권'…고유가발 인플레 '압박'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넘보나…기름값 고공행진

2023-09-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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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배럴당 100달러를 넘보기 시작한 국제유가 널뛰기에 고유가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특히 국제유가가 올해 말까지 우상향을 예고하고 있어 유류세 탄력세율의 추가 조정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습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평균 휘발윳값은 1788원입니다. 지난 7월 초 1569원이었던 평균 휘발윳값은 11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 8월 3주 올해 처음으로 1700원대를 넘어섰습니다.
 
경윳값도 1691원으로 1700원대를 넘보고 있습니다. 7월 초 1379원까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휘발윳값과 함께 11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급등하는 국제석유제품 가격 등 가파른 상승세를 고려할 때 1800원대를 넘어선 강세가 예상됩니다.
 
기름값의 고공행진은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있는 국제유가에 기인합니다. 서부텍사스유(WIT)는 배럴 당 90달러, 두바이유 93달러, 브렌트유 92달러로 세계 3대 유종 모두 9월 들어 올해 처음으로 90달러 선을 넘어섰습니다.
 
시장에선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무엇보다 WTI 100달러 돌파 가능성 여부도 제한적이나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감산 연장 결정으로 국제유가는 올해 말까지 우상향이 예고된 상태입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평균 휘발윳값은 1788원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주유소 모습. (사진=뉴시스)
 
국제유가 상승의 여파로 소비자물가를 향한 상방 압력도 부담입니다. 올 추석 성수품 체감 물가가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 정부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 관리의 총력 태세를 선언했습니다. 
 
농식품부 측은 "봄철 저온피해 등으로 올해 생산량이 감소한 사과, 배의 경우 도매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다"며 "정부 할인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수품 할인 지원 규모가 당초 계획한 범위를 넘어서도 예산을 더 배정해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수부 측은 "생산이 원활한 갈치, 마른멸치 등은 지난해 추석보다 20~30% 낮은 수준이지만, 명태와 고등어, 조기 등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가격이 높은 상황"이라며 "현장에서 요구하는 정부 비축물량을 즉시 공급하는 등 추석 연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농식품부와 해수부가 오는 28일까지 각각 투입하는 예산은 410억원, 260억원입니다.
 
정부가 추석 성수품에 대한 최대 물량을 투입하는 등 장바구니 물가 억눌리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미 오른 가격에 추석 이후도 최대 관건입니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번 달 경제 동향을 통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달 121.12로 직전 달보다 0.9% 오르는 등 두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국제유가 오름세에 석유제품 물가 상승까지 겹쳐 석달 연속 상승세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이 11.3%가량 급등하면서 생산자물가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국제유가 추이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연장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정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사들 사이에서는 탄력세율의 추가 조정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행 유류세율은 휘발유 25%, 경유 37% 인하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당 615원으로 인하 전인 820원보다 205원 낮게, 경유는 369원으로 인하 전 581원보다 212원 낮게 책정하고 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제유가 상승의 여파로 휘발유, 경유 등의 유류세 지원이 올해 말까지 연장될 것을 보인다"며 "국민 부담을 생각한다면 탄력세율을 추가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공산품의 경우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은 현 경제 상황 속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며 "민간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물가 안정 방향을 찾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증산으로 국제유가 상승이 더뎌진 상황이지만, 언제 다시 급등할지 모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에너지소비를 함께 줄여달라는 국민 메시지를 주는 등의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태정 기획재정부 세제실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현재 정해진 유류세율은 10월 말까지 적용되고 10월 물가와 유가 상황을 보고 조정될 것"이라며 "시행령상 50%까지는 조정할 수 있지만, 그 정도로 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평균 휘발윳값은 1788원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전통시장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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