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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국방부 "홍범도 흉상, 육사 대신 독립기념관이 적절"

"독립운동 폄훼할 의도 전혀 없어…소련공산당 활동은 역사적 사실"

2023-08-2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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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국방부가 28일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관련해 "홍 장군께서 항일무장투쟁을 통해 독립운동을 하신 업적은 부정할 수 없으며 국방부가 이를 폄훼하거나 부정할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도 "장군께서 지난 1921년 소련 자유시로 이동한 이후 보이신 행적과 관련해서는 독립운동 업적과는 다른 평가가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변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육사의 전통과 정체성, 사관생도 교육을 고려할 때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 더욱이 사관생도 교육의 상징적 건물인 충무관 중앙현관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며 "이 사안은 육사 내에 설치할 당시에도 적절하지 않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장군 흉상 설치가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없이 강행됐으며, 이후에도 지금까지 이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 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홍 장군의 흉상은 육사 교내보다는 독립운동의 업적이 가장 잘 선양될 수 있는 독립운동의 성지인 독립기념관에 모시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홍 장군이 소련공산당 군정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독립군 통합을 지지했고, 소련 공산당의 자유시 참변재판에 재판위원으로 활동한 사실, 자유시 참변 발생 후 이르쿠츠크로 이동하여 소련 적군 제5군단 소속 '조선여단' 제1대대장으로 임명 등의 역사적 사실이 있다"며 "이로 인해 1921년 6월 러시아공산당 극동공화국 군대가 자유시에 있던 독립군을 몰살시켰던 자유시 참변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방부는 "홍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은 업적대로 평가하되, 이후 소련공산당 활동에 동조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달리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더욱이, 북한의 김일성이 소련공산당의 사주를 받고 불법 남침해 6·25전쟁을 자행한 엄연한 사실을 고려할 때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하여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시 적절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앞서 육사가 교내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설치된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흉상의 철거·이전을 추진하고, 교내에 백선엽 장군 흉상 설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을 낳았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26일 "독립영웅 흉상은 철거하고 백선엽 흉상 세운다는 윤석열정부, 순국선열들이 지하에서 통곡하고 계신다"며 "윤석열정부는 독립운동마저 이념 갈등의 소재로 끌어들이는 반헌법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독립영웅 흉상 철거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우당 이회영 선생의 친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도 27일 공개 서한을 통해 "홍 장군을 새삼스럽게 공산주의자로 몰아 흉상을 철거한다면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라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향해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국방장관 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국방부는 청사 앞에 설치된 또 다른 홍 장군 흉상 이전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백 장군 흉상을 세우는 안에 대해서는 부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인천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와 육사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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