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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유류세 인하 추가 연장에도…치솟는 기름값

25일 기준 서울 휘발유 판매 가격 1823원

2023-08-27 09:00

조회수 : 20,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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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9월1일부터 추가로 연장하는 유류세 인하에도 '기름값 오름세'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1800원대를 넘어 1900원대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오름세를 고려하면 리터당 2000원대 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현 유가 상황은 국내 물가의 상방압력으로 이미 작용하고 있는 만큼, 유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하반기 물가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743.0원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1736.1원보다 6.9원 올랐습니다.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같은 기간 1817.5원에서 1823.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일부지역은 휘발유 최고가가 2700원을 넘어선 곳도 있습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ℓ)당 1743.0원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1736.1원보다 6.9원 올랐습니다. 자료는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주간 휘발유 가격 1700원 돌파…6주 연속↑ 
 
8월 3주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1727.70원으로 주간 휘발유 가격이 1700원을 돌파했습니다. 전주와 비교해서는 32.70원 상승했습니다. 직전 주 56.20원보다 상승 폭은 줄었지만, 휘발유 가격은 6주 연속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판매 가격은 1808.1원으로 전주보다 32.6원 올랐고 전국 평균 가격보다는 80.4원 높은 수준입니다. 
 
국제 유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이달 들어 7월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7월 중순 배럴당 78~81달러를 오르내리다가 같은달 31일 85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후인 지난주에는 85~86달러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의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센트, 0.20% 오른 배럴당 79달러5센트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인 오펙플러스(OPEC+)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어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조사팀장은 "고유가 상황은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보이는데, 우리 국내 물가를 자극하고 있는 불안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습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OPEC+가 감산을 연장한다고 하면서 나타나는 유가의 상승세로 내려오고 있던 물가가 주춤한 것 같다"며 "지금 유가의 상태가 물가의 하락 폭을 줄이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상방 압력은 이미 현실화했다"고 언급했습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ℓ)당 1743.0원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1736.1원보다 6.9원 올랐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사진=뉴시스)
 
국제 유가·농산물 가격 영향…생산자물가 '들썩'
 
국제 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세의 영향으로 생산자물가는 4개월 만에 다시 반등했습니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됩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4(2015년 100 기준)로 전월 대비 0.3% 상승했습니다. 전월 대비 생산자물가는 올해 1월 0.4%, 2월 0.2%, 3월 0.1% 등으로 증가하다가 4월 0.1%, 5월 0.4%), 6월 0.2% 감소 후 7월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주요 품목을 보면 농산물 10.6%, 축산물은 0.8% 올랐습니다. 석탄·석유 제품은 3.7% 증가했습니다.
 
국내외 유류 가격 상승에 따라 정부는 오는 31일 종료될 예정이었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처를 10월31일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과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29일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인하 전 세율 대비 휘발유 리터당 205원, 경유 212원, LPG부탄은 73원 인하하는 효과가 2개월간 더 유지됩니다.
 
문제는 물가 불안입니다. 통계청이 집계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3% 올랐습니다. 7월 물가 상승률은 6월 2.7%에 이어 2%대를 유지했습니다.
 
5월 3.3%였던 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2%대로 상승세가 둔화한 것은 석유류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7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25.9% 하락했습니다. 석유류 물가는 전체 물가 상승률을 1.49%포인트 떨어뜨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7월 석유류 가격은 6월 25.4%보다 하락 폭이 더 확대됐으며,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치입니다. 구체적으로 경유는 33.4%, 휘발유는 22.8%, 등유는 20.1% 하락했습니다.
 
다만 가격 변동 폭이 큰 농산물이나 석유류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9% 올랐습니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조사팀장은 "유가는 그 어떤 다른 품목보다 전방위적으로 소비재뿐만 아니라 서비스 산업까지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에 핵심"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고유가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 올해 하반기에 물가 불안을 계속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체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에 있기 때문에 수요 압력이 높지 않아 유가 오름폭에는 제한적인 요인이 있다"면서도 "장마로 인한 농축산물 가격의 상승세가 대내적으로는 물가에 대한 추가적인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ℓ)당 1743.0원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1736.1원보다 6.9원 올랐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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