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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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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노관규 "'순천만정원박람회→남해안벨트'로 '수도권 일극체제' 혁파"

노관규 순천시장…"미래도시 이정표 완성"

2023-08-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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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관규 순천시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이하 순천만정원박람회)'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생태 도시의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기후 위기와 지방소멸의 대안으로 기획된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지난 4월 1일 개막했는데요. 개장 84일 만인 지난 6월23일 관람객 5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순천만정원박람회는 남해안벨트의 핵심 축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순천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호남 지역에서 열린 국제행사로는 순천만정원박람회 외에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있습니다. 잼버리의 경우 준비 부족과 부실 운영 사태로 파행을 거듭하면서 책임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와 관련해 "후진적 정치와 과거에 젖어있는 철밥통 공무원이 만들어 낸 콜라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장인 노 시장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 시너지효과를 통해 문화가 결합한 미래형 도시 모델로 전환을 꾀했다"며 "결국 리더십이 달랐던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노 시장은 "순천만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남해안벨트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순천이 남해안벨트의 허브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순천의 청사진을 제시한 노 시장은 호남 일당 체제로 전락한 민주당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경제효과 1.6조 이상한화에어로 유치"

-오는 10월 말까지 이어지는 순천만정원박람회가 개장 초반부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국제 행사의 기획 단계에서 중점을 둔 것은 무엇입니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외국 정원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서와 '문화'에 맞는 정원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베끼다 보면 완성도는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해외 최고의 정원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달라야 합니다. 두 번째는 '인력 구성'입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역할은 시대가 어디로 가는지 정확하게 읽고 숙성시킨 뒤 공무원이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적재적소에 실력 있는 공무원을 앉히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순천이 미래도시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순천만정원박람회를 통해 얻어지는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입니까. 
 
학자들은 1조6000억원의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무형 가치까지 포함하면 그 이상입니다. 정원박람회 캠페인 당시 순천 하나만 홍보하지 않고, 남해안 벨트의 허브 기능을 위한 '도시의 공존'을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책 결정권자들과 국민들 마음 속에 한 도시가 계획을 잘해놓으면 인접 도시들이 같이 살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켰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문턱을 높이고 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순천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재임 기간 '순천 경쟁력'을 확보한 구체적 사례가 있습니까. 
 
거점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사업 선정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치입니다. 기업들이 순천만정원박람회의 가치를 알아주면서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월급만 많이 주면 노동력을 제공했던 시절은 끝났습니다. 퇴근 후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아이들을 키우고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젊은 인재들이 고품질 노동력을 제공합니다. 순천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도시임을 증명했습니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남해안벨트 통한 일극체제 타파지도자 리더십 중요"

-타 지자체에서 순천만정원박람회의 벤치마킹 사례가 나올 것 같습니다. 지자체의 요청 등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습니까.
 
경기 광명시가 오는 10월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하는데요. 순천시와 지역 상생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순천 방문 이후 직접 '미래서울 아침특강' 강연을 요청했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 역시 순천시를 두 번 방문했습니다. 부산과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성공과 정원박람회 성공 개최, 낙동강국가공원 지정 등에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된 잼버리 사태에 대해 느낀 바가 많을 것 같습니다. 
 
후진적 정치와 과거에 젖어있는 철밥통 공무원이 만들어 낸 콜라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이 없는 정치가 어떠한 부작용을 만들어 내는지 확인했습니다. 공무원은 융합이 잘 이뤄지지 않는 조직입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일주일에 4일 이상 현장을 누볐습니다. 쌍방향 소통을 통해 공무원들과 내실을 채울 수 있는 전략을 짰습니다.
 
-인구 위기나 지방 소멸 등은 지방도시가 안고 있는 한계입니다. 순천만의 위기 타개책이 있을까요.
 
의료가 핵심입니다. 소아 응급실이 없는 곳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겠습니까.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의료와 지역병원이 협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합니다. 그다음으로 맞벌이 부부가 증가함에 따라 아이들 돌봄 케어 등 보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남해안 벨트가 지방 소멸을 극복할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일극 체제란 수도권에 돈과 사람, 권력이 쏠려 있는 것을 뜻합니다. 소득수준이 3만달러를 넘어가는 나라에선 사회적으로 재분배될 수 있는 구조, 사람들이 쉬면서 소비하고 경제를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남해안 벨트가 수도권 일극 체제 문제를 덜어주지 않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 도시들이 연합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어느 때보다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민주당 텃밭 호남민심의 경고 받는 중"

-'일 잘하는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늘 새로운 길을 찾습니다. 특히 기존에 안고 있는 틀을 깨는 데 주력합니다. 위험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그래야 역사가 진보합니다. 
 
-민주당에 대한 호남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바닥 민심은 어떻습니까. 
 
야당답게 대안을 제시하면서 투쟁하는 인물이 없고 여당일 때도 지역이 어찌 되든 무게 잡는 데만 1등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지지도가 제일 높았던 전남에서만 무소속 7명이 당선됐습니다. 민심의 경고입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변화해야 합니다. 
 
-과거와는 달리, '호남의 유력 정치인이 없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수많은 기자들이 ‘어느 순간 인터뷰할 호남 정치인이 없다’라는 이야기까지 합니다. 유권자와 중앙·지역 언론인까지 호남에 정치와 정치인이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이 또한 민심의 경고입니다. 
 
-평소 양당 정치의 폐단과 정치혐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혐오 정치입니다. 잼버리 사태의 경우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따져봐야 하는데 중앙정치에서 '우리 잘못'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야 모두) 진영 논리에 기댄 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국민을 화나게 만들고 있습니다. 
 
-'순천시장 노관규'의 종착지가 궁금합니다. 
 
정치를 하면서 가장 허망한 것이 목표를 정해놓는 일입니다. 우선 순천 시장직을 열심히 수행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중소도시 가운데, 멋지고 벤치마킹할 도시가 하나쯤은 있어야 합니다. 남해안벨트를 통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하고 대한민국이 균형발전을 꾀하는 데 한몫하고 싶습니다.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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