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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유가 100불 시대…국내 정유사 호황에도 '표정관리'

2일 기준 WTI·브렌트유·두바이유 110달러 돌파

2022-03-0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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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정유사들이 치솟는 유가에 표정관리에 들어간 분위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마진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2일 기준 전장 대비 7.19달러 상승한 배럴당 110.6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7.96달러 상승한 배럴당 112.93달러, 중동산 두바이유는 전장 대비 11.34달러 상승한 배럴당 110.05달러에 마감했다. 
 
정제마진도 오름세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 가격, 운송 등의 운영비용 등을 뺀 값을 의미한다. 유가가 상승하면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개선된다. 아시아 정제마진은 일간 기준 배럴당 13.3달러를 돌파하면서 2013년 7월 이후 약 9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중이다. 
 
통상적으로 원유 수입 시점부터 국내 판매까지는 1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기존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해 정유사들은 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이 대폭 상향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복합시설. (사진=에쓰오일)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월 평균 유가 100달러 가정시 올해 1분기 유가 상승분은 27달러로 이 경우 이론적으로 에쓰오일은 전분기 대비 4347억원, SK이노베이션은 7452억원의 재고관련 이익이 발생한다"며 "정제마진도 1분기 현재까지 평균은 배럴당 11달러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배럴당 2달러 상승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를 영업이익으로 환산 시 에쓰오일은 전분기 대비 1467억원, 같은기간 SK이노베이션은 2518억원의 개선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에쓰오일(S-Oil(010950)), SK이노베이션(096770), GS(078930)칼텍스 등 정유업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추이 등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들은 수요가 뒷받침돼야 실질적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고유가 국면이 지속되면 석유제품 소비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 회복세와 전쟁이 맞물려 향후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한다"며 "현재까지는 경질유 등의 소비가 늘어 정제마진이 개선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서 직전 분기에 사놨던 원유의 평가 손익이 늘어나 재고 평가 이익이 늘 수 있다"며 "지금 유가가 오르는것은 수요 증가보다는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요인때문에 오르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정유사가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수요가 받쳐줘야하는데 수요없이 유가가 오르는 모양새라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예전보다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분기 실적은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괜찮을 것 같고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러시아를 신흥국 지수에서 제외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MSCI 제외로 러시아 에너지 섹터에서 유출되는 금액은 12조7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머징 에너지 섹터에서 한국의 비중이 4.1%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에너지기업에 약 5200억원 상당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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