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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국산 디젤 세단 줄어드는데…수입차는 뭐하나

지난달 제네시스 G70·G80 디젤 모델 생산 중단

2021-11-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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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산 세단의 '디젤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수입차 디젤 단종 시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배출 가스 불법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데다 요소수 품귀 사태까지 겹쳐 디젤차량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게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가 국산 세단 중 마지막 남은 디젤 모델인 G70과 G80 2.2의 생산을 중단했다. 이는 앞서 제네시스가 발표한 전동화 전략의 일환이다. 올해 9월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2025년부터 제네시스 차량을 전기차, 수소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시장에서 디젤 세단 차종은 점차 축소돼왔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쏘나타와 그랜저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했다. 기아(000270)는 2019년 K5, 2020년 K7 디젤을 단종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마찬가지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쉐보레 말리부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했으며 르노삼성은 2018년 SM3, 2019년 SM6 디젤 모델을 각각 단종시켰다.
 
제네시스의 준중형 세단 'G70' 사진/제네시스
 
반면 벤츠, BMW, 아우디 등 주요 수입차업체들은 연간 2만대 수준의 디젤 세단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까지 단종 계획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입 승용차 시장 내 디젤차 비중은 2010년 25%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는 약 70%로 3배 가까이 증가한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줄어들고 있지만 디젤 시장에서 수입차의 위치는 독보적인 상황이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수입차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 2만476대의 디젤 세단을 판매했다. 벤츠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간 7893대의 디젤 세단을 팔았다. 같은 기간 BMW는 4848대, 아우디는 4571대를 팔았으며 폭스바겐은 2667대를 판매했다. 이어 푸조 216대, 재규어 127대, 포드 85대, 마세라티 69대 순이었다.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디젤 세단은 아우디 A6로 3771대가 팔렸다. 2위는 벤츠 E클래스로 3767대, 3위에는 2731대가 팔린 S클래스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1년 간 BMW의 디젤 세단도 5000대 가까이 팔렸다. 5시리즈 2020대, 7시리즈 1067대, 3시리즈 893대, 2시리즈 801대 등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수입차업체들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도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아우디, 폭스바겐을 대규모 '디젤게이트' 사태를 시작으로 2016년에는 닛산, 2018년에는 아우디와 포르쉐가 적발됐다. 이후 스텔란티스,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꾸준히 적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벤츠와 닛산, 포르쉐가 또다시 적발됐다.
 
지난 3일에는 벤츠와 스텔란티스의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불법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는 벤츠의 디젤 세단 E350d 차량이 포함됐다. E350d는 지난 2017년 독일 배출가스 재인증에서 요소수 탱크 용량이 지나치게 작아 충전량이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받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수입차업체들이 강화되고 있는 배출 가스 규제로 인해 유럽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디젤차를 한국에서 밀어내기 식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 시장에서도 디젤차 수요가 줄고 있는데 유럽에서는 남아있는 디젤차를 국내에다 끝물형태로 팔고 있다는 인식이 상당히 크다"며 "이번에 요소수 부족으로 인해서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의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고 있어 친환경차 전환에 보다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산 디젤차 단종은 세단을 넘어 소형 SUV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코나, 쌍용차 티볼리, 쉐보레 트랙스 등의 디젤 모델은 지난해 이미 생산이 중단됐다. 올해 들어서는 르노 캡처 디젤 모델이 지난 3월 단종됐으며 기아 셀토스 디젤 모델 역시 연내 생산이 마무리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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