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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불붙은 수도권 집값…고점경고·사전청약 무색

경기·인천 조사지역 47곳 중 29곳서 상승세 강해져

2021-08-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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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수도권의 집값 상승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경기·인천 지역 중 절반 이상은 집값 오름폭이 커졌다. 꾸준히 오르는 서울 집값을 따라가려는 양상과 함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소식으로 상승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집값 고점 경고등을 울리고 사전청약도 시작했지만 매수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2주차(8월9일 기준) 경기·인천 지역은 절반 이상에서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상승폭이 커졌다. 부동산원이 주간 매매가격지수를 공개하는 인천·경기 내 지역은 47곳이다. 이중 1주차 대비 2주차 오름세가 더 커진 곳은 61%에 해당하는 29곳이다. 
 
인천은 8개 지역 중 7곳에서 오름세가 짙어졌다. 집값 상승세가 더 강해졌다는 의미다. 상승폭 확대가 가장 큰 곳은 연수구와 미추홀구다. 연수구는 1주차 상승률 0.51%에서 0.63%로, 미추홀구는 0.22%에서 0.34%로 상승폭이 0.12%포인트씩 커졌다.
 
같은 기간 중구는 0.21%에서 0.3%로 0.09%포인트 확대됐고 부평구, 계양구도 0.6%포인트씩 커졌다. 인천에서 상승폭이 둔화된 곳은 남동구뿐이다. 
 
경기도는 39개 지역 중 22곳에서 오름폭이 확대됐다. 성남시 분당구의 상승률이 1주차 0.22%에서 0.33%로 0.11%포인트 확대됐고 수원 영통구도 0.41%에서 0.5%로 0.09%포인트 커졌다. 용인시 처인구와 기흥구도 0.04%포인트, 0.06%포인트 확대됐다. 
 
경기 내 주요 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상승 기류가 세졌다. 평택시 상승률이 1주차 0.65%에서 2주차 0.79%로 0.14%포인트 높아졌고 오산시와 시흥시도 0.07%포인트, 0.09%포인트 커졌다. 포천시와 여주시도 각각 0.09%포인트, 0.16%포인트 확대됐다. 수도권 곳곳이 그야말로 불장인 셈이다.
 
실거래 가격이 무섭게 뛰는 사례도 쏟아지고 있다. 
 
경기 일산서구의 ‘킨텍스 꿈에그린’ 단지 전용 84㎡매물은 이달 7일 14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이 단지는 같은 면적대 매물이 지난달 20일에 거래됐는데, 당시 매맷값은 13억5000만원이었다. 2주를 조금 넘는 기간에 1억2000만원이 급등했다.
 
화성시 청계동의 ‘롯데캐슬 알바트로스’ 아파트 122㎡ 매물은 지난달 17일 13억2500만원에서 이달 3일 14억원으로 올랐고, 일주일이 지난 10일에는 14억4000만원으로 또 상승했다. 안양시 만안구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 단지의 전용 84㎡는 지난달 18일 10억3300만원에 팔렸으나 이달 7일에는 10억9000만원으로 올랐다.
 
인천에선 서구 청라동 ‘청라국제금융단지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전용 84㎡가 이달 7일 12억95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8일에는 10억5800만원이었으나 2억3700만원이 급등했다. 연수구 송도동 ‘더샵퍼스트월드’ 전용 125㎡ 매물은 이달 6일 1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10일에는 9억6000만원에 팔린 아파트였다.
 
경기·인천 집값 강세는 서울 집값 키맞추기와 GTX 개발 소식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인천은 서울 집값을 기준으로 시세가 형성되곤 한다. 서울 아파트의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이달 2주차 전 주 대비 0.2% 상승해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에 더해 교통개선 기대감도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사전청약을 시작하면서 매수세를 진정시키려 하고 있지만 약발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1차 사전청약이 흥행했다며 연내 예정된 신도시 사전청약 규모를 기존 3만호에서 3만2000호로 늘리고 민영주택과 2·4 대책 공급분에서도 사전청약을 적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급량 자체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매수세를 둔화시키기는 어렵고 집값 상승도 계속될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초과 수요인 국면에서는 매물이 남을 정도로 공급이 돼야 진정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며 “사전청약 규모를 늘린다 해도, 앞으로 남은 사전청약 일정에서 1차 공급 때와 비슷한 청약 경쟁률이 나오면 매매시장으로 이탈하는 이들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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