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백신 허용 연령대를 두고 손바닥 뒤집듯 오락가락 지침을 발표하면서 국민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세 이상' AZ 허용에서 '50세 이상’으로 조정 후 또 다시 '30세 이상' 접종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특히 희귀 혈전증 우려로 50세 이상만 권고했다가 잔여백신 폐기 최소화를 위해 다시 30세 희망자로 권고하면서 국민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궁여지책'이라는 비판이다.
1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부터 위탁의료기관, 보건소, 요양병원·시설 등에서 30세 이상 국민 중 희망자에 한해 AZ 잔여백신 집종이 가능하다.
정부는 그간 희귀 혈전증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발생을 우려해 50대 이상에만 AZ백신 접종을 권고해왔다. 그러나 50세 이상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미접종 AZ 잔여백신이 빈번히 폐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AZ 잔여백신이 빈번히 폐기되는 문제가 발생하자, 만 30세 이상 국민이면 SNS 당일 신속예약을 통해 AZ 백신을 신청해 맞을 수 있도록 조치한 경우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측은 "국내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AZ 백신 가용 물량 등을 고려해 30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 AZ 접종을 희망하는 경우 접종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AZ 잔여백신 희망자에 한해 접종을 허용하면서도 접종권고 연령은 '50대 이상'으로 뒀기 때문이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정부의 이번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50세로 접종권고 연령을 올렸으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AZ 백신을 맞은 뒤 부작용이 생기면 개인의 선택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왜 내린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 교수는 "구체적인 설명없이 변경되는 접종계획은 방역당국이 스스로 신뢰를 깍아내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최재욱 교수는 "구체적인 부연설명 없이 손바닥 뒤집 듯 뒤집는 접종계획은 잘못 된 것"이라며 "이는 질병청과 방역당국이 불신을 자초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AZ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고 부작용도 많은 것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져 있다"며 "18~49세에 대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사전예약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AZ 백신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제기되는 안전성 우려에 대해 "50세 연령 결정은 4차 유행 이전이었고, 현재는 4차 유행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득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1269만건 중 3명이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으로 보고됐다"며 "드물게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13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부터 위탁의료기관, 보건소, 요양병원·시설 등에서 30세 이상 국민 중 희망자에 한해 AZ 잔여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사진은 백신접종을 준비하는 의료진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