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현진

(르포)재건축 실거주 제한 백지화 한달…전세 매물 급증

은마아파트 전세 매물 272건…한달 새 3배 이상 증가

2021-08-12 17:05

조회수 : 4,900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김현진 기자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에 대해 '2년 실거주 의무' 방침이 백지화한 지 한달가량 지난 12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 인근 부동산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지난해 8월 재건축 단지에 대한 규제 기조가 이어지며 매매뿐 아니라 전·월세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과 달리 부동산 외벽에 매물 홍보를 위한 포스터가 가득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재건축 아파트다 보니 2년 실거주 의무 백지화 이전에는 매물이 없었다"며 "현재 방학 시즌이 끝나면 움직이려는 사람들이 있어 매물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빅데이터 전문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은마아파트의 전세 매물 건수는 7월12일 74건에서 이날 기준 272건으로 약 3.67배 증가했다.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2년 실거주 의무' 방침을 백지화한 지 한달가량 지난 현재 전세 매물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다.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는 지난해 발표된 6·17 대책의 핵심 중 하나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분양권을 얻으려면 2년 이상 실거주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발표 당시부터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한 집주인들로 인해 기존 세입자에 대한 주거 불안 우려가 제기됐다. 이 같은 우려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7월12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발의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중 재건축 조합원에게 실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을 삭제한 채 통과시켰다.
 
지난해 8월 은마아파트 인근 부동산. 사진/김현진 기자
은마아파트뿐 아니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전세 매물도 증가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3차'의 전세 매물도 지난 7월12일 27건에서 36건으로 증가했으며 '현대아파트 1·2차'의 전세 매물도 같은 기간 40건에서 50건으로 늘었다.
 
강북권 주요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상계주공7단지도 같은 기간 전세 매물이 30건에서 66건으로, 6단지 전세 매물도 45건에서 82건으로 늘었다.
 
현대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실제로 2년 실거주 의무가 나오고 전세 매물이 없었다"며 "지금 백지화되면서 주인이 입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굳이 입주하지 않아도 되는 매물을 중심으로 풀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옛날에는 한두개도 없었다면 지금은 5~6개 이상 나오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건축 주택을 매입을 하고 나서 거주하지 않은 분들의 경우 조합원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선 실거주해야 했기 때문에 전세 물량에 영향이 있었다"고 "백지화 이후 전세 매물 품귀현상을 보이던 재건축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 김현진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