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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K-백신, 임상 3상 1호 탄생…허가 이후가 관건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 다국가 비교임상 승인

2021-08-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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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코로나19 백신이 국산 백신 중에선 처음으로 임상시험 3상 단계에 진입했다. 전문가들은 상용화 이후 실제 접종 과정에서의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돼야 글로벌 허가도 노릴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은 전날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 중 임상 3상을 승인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상은 비교임상으로 치러진다. 비교임상은 기존 허가 백신과의 안전성과 효능에서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3만~4만명이 필요한 기존 임상 3상보다 참여자 수를 대폭 줄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임상은 총 3990명을 대상으로 한국과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3000명은 GBP510을, 990명은 대조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비교 임상은  프랑스 발네바사(社)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비교 임상 진입에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에서 두 번째다.  올해 4월 프랑스 발네바사는 비교 임상 방식으로 3상에 돌입했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상용화 이후에는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저개발 국가에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난항이 예상되는 백신 수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데다 보관도 다른 백신에 비해 용이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백신 생산시설인 안동 엘(L)하우스에서 GBP510을 만든다. 백신 저장 온도는 2~8도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mRNA 백신과 버금갈 정도로 효과가 있다면 국내에서 사용할 수도 있고 해외에선 특히 저개발 국가에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며 "관건은 3상에서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느냐"라고 말했다.
 
단, 비교임상만으로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허가를 획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 임상 참여자의 10분의 1 수준이라 안전성을 검증하기 충분치 않고, 각국 기관이 비교임상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천 교수는 "3000명대 비교임상으로는 안전성을 알기 어려워 리얼 월드 데이터를 쌓으면서 부작용에 대한 자료를 모아야 한다"라며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 해외에서 사용한다면 인종별 데이터는 금방 모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럽 의약품청(EMA)이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는 비교임상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라며 "이번 임상 결과가 잘 나오더라도 자료들을 요약해서 각국 허가 당국에 제출했을 때 인정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대조 약물로 쓰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GBP510 개발 플랫폼이 다른 점도 우려되는 지점 중 하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반면, GBP510은 면역증강제를 첨가한 재조합 백신이다. GBP510과 같은 유형으로는 노바백스 백신이 있지만 허가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김 교수는 "같은 플랫폼인 노바백스 백신과 비교임상을 한 뒤 면역원성과 안전성이 비열등하다는 자료를 내야 인정받을 텐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조 약물로 선정했다"라며 "상대적으로 효능이 낮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대조 약물로 사용해 노바백스 백신과의 비열등성을 확인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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