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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구조기술 단가 왜 똑같은가 봤더니…가격경쟁 막은 건축구조기술사회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2021-03-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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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건축구조기술사의 94%가 속한 단체가 25년간에 걸쳐 용역 단가를 결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단체가 ‘건축구조 기술용역대가의 기준’을 토대로 최소용역단가를 정하면서 결국 건축구조기술용역 시장에 가격 경쟁을 막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5억원을 부과한다고 21일 밝혔다. 건축구조기술사는 구조설계서·구조도면을 작성하고 구조감리·안전점검·내진성능평가 등 건축물 구조의 안전성 강화를 위한 용역을 건축사·건설사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술전문가다.
 
건축구조기술사회는 이들의 공동 이익 증진을 위해 1976년 설립된 단체로 국내 건축구조기술사(개인사무소·합동사무소 형태 총 545개)의 94%인 1021명이 속해있다.
 
이 단체는 지난 1994년 3월 건축구조기술사 용역대가의 산정 기준인 ‘건축구조 기술용역대가의 기준(대가산정방식·노임 단가 등)’을 최초로 제정한 바 있다. 이후부터는 1995년, 2002년, 2005년, 2008년, 2013년 등 총 5차례에 걸쳐 개정, 시행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5억원을 부과한다고 21일 밝혔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예컨대 2013년도 건축구조 기술용역대가의 기준을 보면 기술사의 인력수준별 노임단가표는 원자력발전엔지니어링사업 42만3826원, 산업공장엔지니어링사업 39만2773원, 건설·기타 엔지니어링사업 31만9299원으로 대가기준을 정했다.
 
특급기술자는 원자력발전엔지니어링사업 37만8439원, 산업공장엔지니어링사업 34만7918원, 건설·기타 엔지니어링사업 24만5203원이다. 이어 고급기술자, 중급기술자, 초급기술자, 고급숙련기술자, 중급숙련기술자, 초급숙련기술자의 인력수준별 노임단가표가 구성돼 있다.
 
2013년 건축구조기술사 적정(최소)용역단가를 보면, ‘3000평 이하’는 벽식 아파트의 경우 평당 4000원이다. 복합구조 아파트는 평당 6000원, RC(철근콘크리트)·ST’L(스틸) 평당 7000원, PC(Pre-casted Concrete)·산업플랜트 평당 9000원으로 정했다.
 
‘3000평~5000평’은 평당 각각 3500원, 5000원, 6500원, 8500원, 1만2000원이었다. ‘1만5000평~2만평’은 평당 각각 2600원, 3800원, 5800원, 7000원, 9500원이었다. ‘6만평~9만평’은 평당 각각 2100원, 3000원, 4300원, 5300원, 7500원으로 적시돼 있다.
 
기술사회는 2005년 내부 윤리규약상 구성원들이 대가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의무를 명시했다. 이후 세미나 등 각종 행사를 수차례 개최하면서 관련 기준을 준수할 것을 구성원들에게 촉구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건축구조 기술용역대가의 기준’, ‘최소용역단가’는 공정위 조사 개시 후인 2019년 12월 폐지됐다.
 
인민호 서울지방공정거래사무소 총괄과장은 “국내 건축구조기술사의 약 94%를 구성사업자로 두고 있는 기술사회의 해당 행위는 국내 건축구조기술용역 시장에서의 가격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약 25년간에 걸쳐 구성사업자의 용역 단가를 결정·통지하는 등 건축구조기술용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을 제한한 행위”라며 “사업자단체가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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