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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법원, '사법농단' 유해용 변호사 항소심서도 무죄 선고

직권남용 "증거 부족"…6개 혐의 모두 1심 판단 유지

2021-02-0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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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의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기소된 유해용 변호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윤강열)는 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유 변호사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대해 "유 변호사가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전달했는지 증거가 부족하다"며 "임 전 차장과의 공모 부분도 1심과 동일하게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공공기록물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절도 혐의에 대해서도 "증거능력이 있는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유 변호사가 기초 보고 파일을 유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법원 연구관 보고서는 연구보고서에 불과하고, 순수한 내부 자료로 공공기록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또 "당시 가져나온 외장하드에는 훨씬 많은 자료가 있었던 것을 보면 개인 소지품과 함께 그동안 작성한 파일이 있는 외장하드를 그대로 가지고 나온 것"이라면서 "무단 유출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져나온 보고서에 일부 개인정보가 있어도 유 변호사에게 개인정보 유출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출력물 절도·절취도 점유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려워 1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선임재판연구관이 열람할 수 있는 추상적 권한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직무상 취급한 사건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유 변호사가 검찰에서 한 진술에 대해서는 "이 사건 문건이 평소 자기가 쓰는 방식과 일치하므로 검사 유도에 따라 추측성 진술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유 변호사의 진술은 증거능력은 있지만,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법원 수석·선임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공모해 다른 연구관에게 특정 재판의 경과 등을 파악하는 문건을 작성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건 배당, 주심 대법관, 특허조사관 기술 검토 내용 등이 담긴 '사안 요약' 문건을 임 전 차장에게 전달하고, 이를 임 전 차장이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전달하도록 하는 등 공무 비밀누설 혐의도 받는다.
 
또 2018년 2월 퇴임 후 사건 수임과 변론에 활용하기 위해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와 의견서 등을 무단으로 들고 나가고, 대법원 재직 시절 취급했던 사건을 변호사 개업 후에 수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20일 진행된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유 변호사에게 제기된 직권남용 등 6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유 변호사를 시작으로 신광렬·조의연·성창호·임성근 부장판사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유해용 변호사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사법농단'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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