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바라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언론 보도만 보면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후보들끼리 물고 뜯는 진흙탕 싸움만 남은 것처럼 보인다. 특히 신천지 개입 의혹이 불거진 뒤부터는 이런 모습이 더 심해졌다. 후보들의 발언 하나하나가 갈등과 계파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
후보들에게 책임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선거가 과열되면 공방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언론이 이를 보도하는 것도 당연하다. 다만 문제는 무엇을 얼마나 크게 다루느냐다.
이번 전당대회는 6월 초부터 후보 구도와 갈등이 주요 뉴스로 꾸준히 다뤄졌다. 조선일보만 해도 김민석의 출마 움직임과 정청래 책임론, 후보 등록과 토론 등을 연이어 보도했다. 보수 언론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보도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민주당 전당대회와 당권 경쟁은 주요 보도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번 보도를 지켜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지금의 보도 방식이 정당의 전당대회를 다루는 통상적인 정치 보도의 범위에 들어가는 것일까.
갈등을 보도하는 것과 갈등을 선거의 중심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다르다. 정책이나 당 운영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밀리고 ‘누가 누구를 공격했느냐’가 매일 크게 다뤄진다면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이번 선거를 싸움판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과연 언론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런 인상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 지역 당원들은 서로에게 기회만 되면, “그래서 누구 찍으실 거예요? 누가 될 것 같아요?”라고 하면서 서로 정청래와 김민석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김민석 후보를 두고는 “너무 머리를 굴리는 것 아니냐”, “계산적인 정치에 지친다”는 평을 한다. 물론 몇몇 당원의 생각을 전체 민심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느낀 분위기는 언론이 보여주는 것과 꽤 다르다.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도 상당하다. 조사마다 결과가 다르고,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했느냐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했느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다. 작 더 궁금해하는 것은 누가 이재명 정부를 제대로 받쳐줄 수 있느냐이다. 누가 언론에 더 많이 등장하는지보다 집권여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사람, 국정이 흔들릴 때 당이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내가 매일 포털에서 보는 민주당과 지역에서 직접 만난 당원들이 이야기하는 민주당 사이에는 생각보다 거리가 있다. 물론 현장 당원 몇 사람의 이야기가 전체 당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언론이 그때마다 판세를 해석하면서 ‘대세’와 ‘초박빙’을 오가는 모습을 보면 당원들의 의구심도 이해가 된다.
언론이 만들어낸 진흙탕 속에서 후보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과, 당원들이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실제로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이번에도 그 차이가 나타날까. 나 역시 뉴스에서 보던 것과는 조금 다른 선택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