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세제개편안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민심의 경고음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집값과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내놓은 각종 대출 규제와 세제 개편이 결국 청년층과 실거주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가고, 이를 추진하는 정부·여당 공직자들의 '내로남불' 논란이 거듭되면서 대중의 실망감이 깊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정책의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통과 공직자들의 언행 사이의 괴리가 크다면 그 정책은 결코 신뢰를 얻을 수 없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번 논란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실수요자들의 절박한 현실이다. 갭투자를 차단하고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전세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낮추자, 정작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청년들과 무주택자들의 사다리가 끊어져 버렸다. 원칙을 세우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현실과 촘촘한 예외 조항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결국 가장 약한 고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타격을 준다. 게다가 청년 주거난 해법으로 '폐버스 리모델링'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제안까지 나오는 모습을 보며, 정작 정책을 만드는 이들이 대중의 삶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공정성과 도덕성에 대한 국민들의 배신감이다. 국민들에게는 대출 문턱을 높이고 세 부담을 늘리면서, 정작 정책을 주도하거나 국정을 이끄는 고위 공직자들과 참모진 안에서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나 편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대면서 자신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럽다"는 비판이 나올 때마다, 정책에 대한 국민적 동의와 협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공공의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할 부동산 정책이 '내로남불'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는 순간, 어떤 정책도 힘을 받기 어렵다.
국무회의에서 나온 "세금 다루는 사람은 바꾸면 반드시 욕을 먹는다"는 취지의 발언이나 농담 역시 마찬가지다. 민심을 살피라는 의도였을지 몰라도, 세 부담 증가와 대출 규제로 밤잠을 설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현 상황을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국민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솔직한 성찰과 세심한 보완이지, 상황을 우회하려는 유머나 땜질식 처방이 아니다.
부동산 문제는 단순히 집값의 숫자를 올리고 내리는 경제적 이슈를 넘어, 국민들의 삶의 안정과 직결된 민생의 핵심이다. 정책의 의도가 아무리 선했을지라도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신뢰를 잃었다면, 겸허하게 정책의 방향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것이 책임 있는 당국의 자세다. 내로남불의 굴레에서 벗어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함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민심의 시그널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진정성 있는 소통에 나설 때 비로소 잃어버린 신뢰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