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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무인점포가 3배 늘어난 이유

학교가 끝난 오후, 아이들이 삼삼오오 들어가는 작은 가게가 있다. 직원은 보이지 않고 냉동고에는 아이스크림이 가득하다. 계산대 앞에서 상품을 고른 뒤 직접 결제하고 나오면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무인점포가 이제는 학교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그런데 최근 숫자를 보면 단순한 유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안전보호구역 안에 있는 무인점포는 2023년 1,030곳에서 2024년 1,238곳, 지난해 2,046곳으로 늘었고 올해는 3,129곳까지 증가했다. 3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식약처가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학교 급식시설과 학교 주변 식품 판매업소 등 3만3천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점검에 나서면서 무인점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왜 이렇게 빠르게 늘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인건비다. 직원 한 명이 하루 종일 매장을 지키는 방식과 사람이 없는 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은 비용 구조가 크게 다르다. 특히 아이스크림이나 과자처럼 조리가 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하는 점포라면 무인 운영이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늦은 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고, 직원과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이 있다.

결국 무인점포의 확산은 단순히 새로운 가게가 생긴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소비 방식과 자영업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문제는 사람이 사라진 자리에 관리까지 함께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매장은 상품을 누가 얼마나 자주 확인하는지에 따라 관리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품을 판매한다면 소비기한이나 보관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올해 4월 식약처가 전국 식품 판매 무인점포 6,284곳을 점검한 결과 147곳에서 식품위생법 위반이 확인됐다. 적발된 업소의 위반 내용은 모두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을 보관하거나 진열한 것이었다.

물론 6,284곳 가운데 147곳이라는 숫자만으로 무인점포 전체가 위험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점포가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무인점포가 늘어나는 속도와 관리 체계가 같은 속도로 따라가고 있느냐는 점이다.

특히 학교 주변이라는 공간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무인점포를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 가운데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많다. 식품의 안전성을 스스로 꼼꼼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소비자가 많은 곳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식약처도 이번 가을 신학기 점검에서 학교 주변 무인점포의 소비기한 경과 제품 진열·보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학교 매점에서는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매 여부도 함께 점검한다.

나는 여기서 무인점포를 없애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무인점포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 그에 맞는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 사람이 매장에 없다는 이유로 관리 책임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정기적인 상품 점검과 소비기한 관리, 냉장·냉동 제품의 보관 기준 준수 같은 기본적인 원칙은 무인점포에서도 똑같이 지켜져야 한다.

무인화는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편의점과 카페뿐 아니라 세탁소, 식당, 판매점 등에서도 사람의 역할을 기술이 대신하는 모습은 이미 익숙해지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질수록 사업주 입장에서는 무인 운영을 선택할 이유도 커진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사람이 없는 가게를 받아들일 것인가가 아니다.

사람이 없어도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는가를 물어야 한다.

무인점포가 3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는 숫자는 소비자가 그만큼 편리함을 원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자영업자가 그만큼 인건비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시에 관리가 필요한 공간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인점포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해서 관리까지 무인화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없는 가게일수록 오히려 더 촘촘한 관리가 필요하다. 학교 앞에서 아이들이 아무 걱정 없이 간식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면 가게 안에 사람이 있느냐보다, 사람이 없어도 제대로 관리되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먼저다.

무인점포의 확산은 기술의 발전만 보여주는 현상이 아니다. 인건비와 자영업, 소비문화 그리고 식품안전이라는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가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작은 변화이기도 하다.

가게에서 사람이 사라지는 것은 막을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책임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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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08:50 AI가 답글·인용·좋아요 반영해 점수 재판단

댓글 2
토마토뾰로롱 P · 7시간 전

무인화로 인한 비용 절감의 이익은 사업자가 가져가면서, 그로 인해 증가한 보안·치안 비용은 사회가 부담한다는 기사를 봣어요

짜고미 G · 4시간 전

어쩐지 무인 점포는 들어가서 즐겁지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