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관련 CEO 중징계 통보를 받은 우리·하나은행이 이르면 6일 소명·반박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다. 중징계가 확정되면 은행 경영진의 3년간 재취업이 제한되고,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은행은 징계수위를 낮출만한 내용을 적극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달 26일 금감원이 사전통보한 중징계에 대해 입장을 정리 중이다. 행정절차법에 따라 두 은행은 금감원의 사전통보한 날짜로부터 10일 뒤 이에 대한 의견을 금감원에 전달해야 한다.
앞서 금감원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우리은행장 겸임)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 KEB하나은행장)에게 '문책경고'를 통보했다. 문책경고는 해임권고·정직 다음으로 강한 중징계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에게는 경징계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금융회사들은 금감원의 징계 통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해왔다. 금감원의 징계통보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체로 반박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방어권을 행사해왔다. 다만 이번 의견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은행들이 지금까지 제기한 논리대로라면 △경영진 징계로 인해 은행 지배구조가 흔들린다는 점 △DLF 배상을 적극 수용한 점 △현행법상 CEO징계가 맞지 않다는 점 등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번 의견서는 오는 16일에 열리는 제재심의에서 소명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은행들 입장에서는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두 은행은 이미 대형 로펌 관계자 등과 여러 차례 해당 문제를 상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제재심은 대심제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대심제는 은행의 선택사항이지만, 경영진의 연임이 걸려 있는 만큼 대심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전망이다. 대심제란 조사대상자가 직접 참석해 금감원 검사국과 질의응답을 벌이며 심의·의결하는 방식이다. 우리·하나은행은 대형로펌 변호사를 대심제에 참석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대심제는 장시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징계 여부는 금융위 의결까지 거쳐야 확정된다. 금융지주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임원은 '기관경고' 이상부터 금융위 의결을 받아야 한다. 즉 함영주 부회장과 손태승 회장이 제재심에서 중징계를 받더라도 금융위의 최종결정이 남아있는 것이다. 두 은행의 방어권은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조사대상자가 금감원 제재심 결과에 이의신청을 제기해 재심의를 확보할 수 있다. 또 금감원 제재심이나 금융위 의결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다.
한편 지난달 30일 손태승 회장은 연임이 확정됐다. 장동우 우리금융 회추위원장은 "DLF 사태에 대한 제재심이 남아 있어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만 사태 발생 후 손 회장이 고객 피해 최소화와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하고 진정성 있게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3월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손 회장은 2023년 3월까지 회장 자리를 맡게 된다. 하지만 금감원 중징계가 확정되면 잔여 임기는 채울 수 있지만 향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만큼 연임은 어려워진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해 2월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장의 인사말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