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부동산 리스업 진입규제 완화 방안을 두고 금융당국의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부동산 리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이나, 여신전문회사들의 사업 쏠림으로 인한 건전성 악화 등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당국은 일단 부동산 리스업의 진입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확인하면서도 여러 변수를 고려해 신중히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일 부동산 리스업 진입 규제 방안에 대해 "업계와 부작용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조율 중"이라며 "금액이 너무 많아지거나 부동산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그간 업계와 의견을 조율했던 부분은 총자산 대비 리스잔액 비중의 완화 폭이다. 현행 여전업 감독규정은 리스잔액(자동차 제외)이 총자산의 30% 이상인 여전사에만 부동산리스를 허용하고 있다. 대부분 여전사의 리스자산이 자동차인 탓에 부동산리스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가 없어 지난 2009년 제도도입 후 취급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진입규제 완화를 논의하기에 앞서, 규제 완화로 수반되는 부작용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여전사에는 할부·리스 등 여러 자산을 갖고 있다. 즉 이런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안정적으로 성장해야 하지만, 부동산 리스업 등 사업비중이 한 쪽으로만 쏠리게 된다면 금융사의 건전성 차원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리스업의 주요 대상이 상업용 부동산이라는 점에서 언제든지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신중히 들여다봐야 할 점으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 상황 변화로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임대소득이 감소하면 금융시스템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상업용 부동산은 최근 들어 임대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대형·소규모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가격지수는 2017년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17년 3분기에 비해 중대형 0.3%, 소규모 1.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다만 이런 점에 대해 당국은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검토되는 것일 뿐, 규제를 완화하는 기본방침에는 변함이 없음을 확인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도나 감독규정을 완화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살펴보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소기업 자금부담 완화라는 부동산 리스업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여전사의 폭리 또는 부동산 시장상황에 따라 중소기업이 내야하는 이용료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물론 각 여전사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이용료 가격을 정하는 건 자율사항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심하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의 이용료 부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전사들도 적정 가격을 제시해야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며 "시장상황을 봐서 타당한 이용료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시장 가격에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다만 현저히 소비자에 불리할 소지가 있으면 당국이 지도할 순 있다"고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여신금융전문회사(여전사) CEO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