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정부가 이란 다야니 가문과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730억원의 배상금액을 지급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채권단과 협의해 계약금을 다야니에 반환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투자보호협정 등 국가신뢰 문제와 이자 증가 우려가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배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영국고등법원은 대우일렉트로닉스 ISD 패소와 관련해 한국정부가 제기한 취소소송을 기각했다. 결과적으로 정부와 채권단(캠코·우리은행 등39곳)은 730억원을 이란 다야니 가문에 지급해야 한다. 당초 계약금은 578억원이지만 지연이자가 붙어 배상금액이 늘었다.
이에 정부는 "다른 대응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뚜렷한 대응책이 보이지 않자 배상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이란과 투자보호협정이 가입돼 있기 때문에, 배상이 늦어지면 국가신뢰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초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배상을 완료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더이상 법적으로 대응할 방안이 없다"며 "무조건 배상을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현재 채권단과 일정을 조율중이다. 채권단 간에 배상금액을 분담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2010년 다야니 가문과 계약을 체결했던 채권단은 캠코·우리은행 등 총 39개 기관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채권단과 의논한 뒤 다야니 측과 협의를 진행해 금액을 조정할 것"이라며 "채권단이 가지고 있는 계약금 범위 내에서 협의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되도록 빨리 배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안이 국가 간의 신뢰 뿐 아니라 재정 문제와도 얽혀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배상이 늦어지면 당장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정부의 신뢰가 하락해 글로벌 투자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란과 투자보호협정을 가입한 상태이므로 문제가 생기면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이란 투자보장협정은 1998년 10월에 체결됐고, 2006년 3월에 발효됐다.
배상이 늦어질 수록 지연이자가 붙는 것도 부담이다. 2010년 계약금이 올해들어 152억원가량이 불어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지연이자를 이대로 두면 위험하다"며 "계속 갖고 있는 것보다 빨리 반환하고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초에 배상을 모두 완료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조만간 채권단과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모두 지나갔으니 힘들고 이르면 내년 초에 배상을 완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기 위해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현미 국토부장관, 홍 부총리, 김현준 국세청장.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