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부산저축은행의 부실대출로 벌어진 이른바 '캄코시티'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상호 월드시티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예금보험공사의 주식반환청구 소송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검찰이 이상호 씨의 범죄 혐의를 밝혀내면 예금보험공사는 이를 근거로 캄코시티 지분 반환 소송에서 승소를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1일 "검찰이 이상호 씨의 범죄 혐의를 밝혀내면 우리는 이를 주식반환청구 소송에서 근거로 사용할 것"이라며 "캄보디아 현지법원도 이상호의 주장을 범죄자의 변론으로 인식할 수 있어 우리에겐 유리하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와 이상호씨는 그간 캄코시티 사업 관련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캄코시티는 이상호 씨가 부산저축은행 그룹에서 2369억원을 대출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건설하려던 사업이다. 2010년 분양 실패로 개발이 중단되면서 부산저축은행도 파산하고 말았다.
예보는 2016년 7월 대여금청구소송과 2017년 1월 대한상사중재판정 등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아 대출채권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한 상태다. 이상호 씨가 부당하게 취득한 은닉재산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다면, 예금보험공사는 그 돈을 바로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캄코시티 사업지분에 대한 분쟁은 현재 진형형이다. 지난 2014년 이상호씨는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캄코시티 지분 60%를 돌려달라는 주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부산저축은행이 파산하면서 캄코시티 지분 60%는 현재 예보에 있고, 나머지 40%는 이상호씨에 있다. 예금보험공사와 이씨는 주식반환청구를 두고 5년간 법정싸움을 치뤘고, 예금보험공사가 잇달아 패소했다.
캄보디아 프놈펜 근교의 캄코시티 건설 현장. 근처에 개발사업의 주체인 월드시티(랜드마크월드와이드 현지법인)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 뉴시스
예금보험공사 입장에서는 대여금소송에서 승소해 채권회수 권한을 확보했지만, 주식반환청구소송가 더 중요하다. 캄코시티 지분 60%를 방어해야 향후 캄코시티 사업이 정상화될 경우 채권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캄코시티 지분 60%가 이씨에게 넘어가면 채권회수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예보 관계자는 "이상호씨의 은닉재산을 찾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 정상화를 통해 채권을 회수하는 방법도 있어 지분 방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신병확보가 예금보험공사의 캄코시티 해법찾기가 속도를 낼지 주목되고 있다. 그간 주식반환청구 소송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진행됐는데, 이씨가 캄보디아 현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걸로 알려지면서 법정공방이 예보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검찰이 이상호씨의 범죄혐의를 밝혀낸다면 캄보디아 법원도 주식반환청구 소송에서 그의 변론에 의구심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변수로 남는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체포영장 범죄사실과 구속영장청구 범죄사실이 사실관계 구성이나 법률적용에 상당한 다른 점이 있다"며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주요 범죄혐의에 대해 수사 진행 경과, 수집 증거내용, 수사기관과의 국내외 법적 분쟁 진행 경과를 보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범죄혐의로 보고 있는 이씨의 행위가 시시비비를 따져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측은 "부산저축은행 예금주 등의 피해회복 등에 사용될 부동산 등 자산을 빼돌린 것으로 사안이 무겁다"며 "수사 직후 해외로 도주해 실질적으로 강제송환되기 전까지 1년 이상 도피생활을 했다는 점에서 법원의 영장 기각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예금보험공사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기다리면서 주식반환청구 소송에 대한 대법원 상고를 준비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상고 기일이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넘길 것 같다"고 밝혔다.
캄코시티 사태 주요일지. 그래픽/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