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을 핵심으로 한 방송법 개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가 요원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6일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를 열어 해당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지만, 이견이 있는데다 정부와 조율도 부족해 처리여부는 안갯속이다. 방송통신 시장에서 유료방송 인수·합병(M&A)이 달아오른 가운데 국회의 교통정리가 늦어지면서 시장에 혼선이 우려된다.
1월2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방송법심사소위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김성태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료방송 합산규제란 인터넷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사업자가 전체 시장가입자의 3분의 1(점유율 33.3%)을 넘지 못하게 한 제도다. 2015년 6월 시행된 이후 지난해 6월 일몰됐다. 현재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등 유료방송 M&A가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다.
복수의 국회 과방위 관계자에 따르면, 방송법 개정안을 논의할 법안소위는 큰 틀에선 방송시장 발전방안을 도출하고자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 관계자는 "시장발전과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하기 위해 국회가 최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방위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는 과정을 보면 법안 통과를 기대하긴 이르다. 과방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과방위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에 긍정적이라는 말이 많았으나 아직도 처리가 안 됐다"면서 "정부의 입장이 걸림돌로 작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합산규제가 일몰됐고 시장경쟁을 위해선 제도를 재도입하는 데 부정적이다. 일부 의원들도 과기부와 케이블업계의 의견에 동조, 합산규제 재도입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방위 내에서도 입법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올해 1월엔 합산규제가 과방위 법안소위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당시엔 결론을 내지 못하고 2월로 결정이 연기됐다. 하지만 국회 파행 등이 겹치면서 2~3월 법안소위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그간 석달 넘게 논의가 중단된 상황을 고려할 때 16일 법안소위에서 '원점 재검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과방위 관계자는 "지난해 가장 마지막 법안소위가 11월이었고, 그 후 사실상 5개월여 만에 이 제도를 다시 논의하게 된다"면서 "지금까지 합의하고 논의했던 내용들이 다시 어그러질 수 있다"고 전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일부에서 합산규제 재도입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말도 있으나 시장과 소비자, 정부, 업계 간 입장도 제각각이어서 검토할 게 많다"면서 "원만한 논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