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뉴스토마토>가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4곳을 비교 분석한 결과, 유류비를 포함한 CASK는 각각 117.21원, 110.96원, 58.42원, 62.28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LCC의 비용내역은 대형항공사 대비 절반 수준이다. 4개 항공사의 지난해 연간 CASK를 비교해도 각각 110.63원, 102.65원, 56.67원, 57.12원으로, 대형항공사와 LCC 간 격차가 컸다.
CASK는 항공사 비용내역에 관한 1차적 자료로 꼽힌다. 흔히 비행기를 탈 때 하는 "비행기 1대가 1㎞를 이동할 때 대략 얼마의 비용이 들까"라는 궁금증을 실제 지표로 나타낸 값이다. CASK 단일기준 비교를 전제로 LCC의 비용내역이 대형항공사보다 절반이라면 항공권 가격도 CASK 격차와 비슷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항공시장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LCC가 노선 요금을 차례로 인상하면서 2010년대 초 대형항공사 대비 30%가량 저렴했던 LCC 가격이 지금은 대형항공사와 맞먹는 수준이 됐다.
인천공항 입국장으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4월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진에어가 지난해 1월 김포~제주 등 국내선 항공료를 3~5%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다른 LCC들도 국내선 요금을 차례로 올렸다. 특히 일부 LCC에서는 사전 좌석지정과 추가수하물(무료 수하물은 15㎏까지) 서비스 등에 2만원대의 추가 요금을 붙여, 지금은 대형항공사보다 더 비싼 노선도 생겼다. 그런데 이번 집계처럼 LCC의 비용내역이 대형항공사의 절반이라면 LCC의 가격인상에는 납득할 만한 명분이 없게 된다.
문제는 또 있다. 국내 항공사는 실적자료와 사업보고서 어디에서도 CASK나 PRASK(Passenger Revenue per ASK, 비행기 좌석 1개가 1㎞를 움직일 때의 여객 매출)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실적자료나 사업보고서는 총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비용 등을 중심으로만 서술됐다. 세부현황으로 ASK(공급 좌석 수 X 운송 거리), RPK(유상 승객 수 X 운송 거리) 등을 공개한 곳도 있으나 기초적 수익·비용내역은 유독 비공개다.
반면 미국 등 글로벌 항공사는 실적 발표 때 CASK(미국은 CASM으로 표기) 등을 모두 공개한다. 소비자에게 비용내역을 자세히 알리고 항공료 책정기준을 밝힘으로써 제값을 지불하게 하려는 의도다. 투자자들에게는 경영상태를 투명히 공개, 올바른 투자를 돕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모르쇠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는 외형적으로는 8곳이지만 진에어와 에어부산 등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라는 점에서 실제는 5개 회사 체제"라며 "경쟁이 사라진 시장에서 정보는 깜깜이가 되고 소비자 편익은 뒷전에 밀린다는 경제학의 교훈을 국내 항공시장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CASK 등을 반드시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런 지표만 가지고 비용과 가격결정 구조를 설명하는 것은 억측의 측면이 강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저비용'과 '저가'를 혼동해 LCC는 반드시 가격이 낮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해명했다.